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 86조 달러 돌파…"기관 중심 시장으로 전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26 14:04 수정 2025-12-26 14:18

바이낸스 점유율 29.3%로 1위…CME, 비트코인 선물서 바이낸스 추월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올해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이 약 86조 달러(한화 12조 3,384억 2,000만 원)를 기록하며 하루 평균 2,650억 달러(한화 380조1,955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 중심의 고레버리지 구조에서 기관 중심의 헤지와 기초거래로 시장이 이동하면서 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라스(CoinGlass)는 25일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의 약 29.3%가 바이낸스(Binance)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연간 누적 거래량은 약 25조 달러로 집계됐다.

오케이엑스(OKX)와 바이비트(Bybit), 비트겟(Bitget)이 각각 연간 8조~11조 달러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4개 거래소는 전체 파생상품 시장 점유율의 약 62%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관 투자 경로 확장이 시장 구조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규제 준수 선물 상품의 성장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파생상품 비중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美 CME는 비트코인(BTC) 선물 시장에서 이미 일부 거래 지표에서 바이낸스를 앞질렀으며, 올해 들어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전통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복잡성 증가는 위험도 키웠다. 2025년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은 1분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이후 약 87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가 10월 중순 약 2,350억 달러로 급증했다. 4분기 초 급격한 리셋 과정에서 약 700억 달러 규모 포지션이 청산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코인글라스는 10월 초를 올해 최대 스트레스 테스트로 지목했다. 10월 10일과 11일 이틀간 강제 청산 규모가 19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청산의 85% 이상이 상승에 베팅한 롱(매수)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해당 급변동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발언 이후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