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코 "반감기 이후 정상적 조정 구간"
비트코인(BTC)이 최근 큰 폭의 가격 조정을 겪었지만, 이는 사이클 붕괴가 아닌 반감기 이후 전형적인 약세장 중반 국면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10일 보도된 카이코(Kaiko)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사이클 최고점 부근이었던 약 12만 6,000 달러에서 2월 초 한때 6만~7만 달러 구간까지 하락하며 약 52%의 조정을 기록했다. 이후 가격은 반등해 현재는 6만 달러 중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카이코는 이번 하락이 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과거 반감기 이후 흐름과 비교하면 구조적으로 이례적인 움직임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고점 대비 50~80% 조정은 이전 사이클에서도 반복돼 왔다"며 "이번 조정은 4년 반감기 주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증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카이코에 따르면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은 약 12~18개월 후 고점을 형성했으며, 이후 통상적으로 약 1년가량 이어지는 약세장 구간에 진입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현재 가격 흐름은 반감기 이후 과열 국면을 지나 예상된 조정 단계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최근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누적 2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된 점도 언급했다. 카이코는 이를 두고 "기관 자금 유입은 상승 국면뿐 아니라 하락 구간에서도 유동성을 확대시키며 변동성을 키운다"고 평가했다.
다만 카이코는 구조적 변화 역시 인정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 도입, 규제 명확성 확대, 디파이 생태계 성숙 등으로 2024~2025년 시장 환경은 과거와 다르지만, 이러한 변화가 고점 이후 조정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대신 변동성의 형태와 자금 이동 경로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장의 핵심 쟁점은 바닥 형성 여부다. 카이코는 비트코인이 한때 6만 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뒤 반등한 점을 들어 단기적인 지지선이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약세장은 보통 6~12개월 이상 지속되며, 확정적인 바닥이 형성되기 전 여러 차례 반등 실패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이 약 10%를 웃돌고, 선물 미결제약정이 고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시장 전반에서 대규모 디레버리징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다만 현재 국면이 약세장의 초기, 중기, 후반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카이코는 "4년 주기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현재는 사이클 중반부에 해당하는 구간"이라며 "비트코인은 이전 사이클과 유사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 상당수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장기 하락의 시작인지, 아니면 축적 국면으로 가기 위한 과정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카이코는 향후 몇 달간의 가격 행동과 유동성 흐름이 비트코인이 과거 주기를 반복할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