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에 팔린 NFT…혁신인가 거품인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7-30 15:09 수정 2021-07-30 15:09

비플 작품 6930만, 크립토펑크 #7523 1180만 달러 낙찰
세계 최초의 NFT ‘퀀텀’, 도지 NFT 등 이색 작품도 판매
NFT 디지털 인증서 개념…비플, “NFT 시장 거품 있어”

비플의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사진=크리스티 홈페이지
비플의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사진=크리스티 홈페이지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작품을 거래하는 경매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경매 사이트에는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의 가격에 달하는 NFT 작품들이 공개되고 있다. 역대 가장 비싸게 팔린 NFT 작품과 이색작품, 그 의미에 대해 알아봤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NFT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비플’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다. 해당 NFT 작품은 지난 3월 6930만 달러(한화 796억원)에 낙찰됐다.

비플은 지난 2007년 5월부터 매일 그림을 그려 인터넷에 업로드해왔다. 작품명에서 드러나듯 5000일의 창작 후 이를 컴퓨터로 합성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사람들이 작품에 담긴 가치를 인정하는 것도 약 ‘14년의 시간’ 이 부분이다.

지난 6월에는 세계적인 경매업체 소더비에서 소프트웨어(SW) 코드로 그린 NFT ‘크립토펑크 #7523’가 1180만 달러(한화 135억원)에 낙찰됐다.

크립토펑크는 24 x 24 픽셀 아바타 모음으로 지난 2017년 소프트웨어 개발사 라바 랩스에 의해 1만 개가 생성됐다. 1180만 달러에 낙찰된 #7523은 전체 시리즈 중 9개의 ‘외계 펑크’ 가운데 하나로, 유일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희귀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지난 3월 비플이 만든 10초짜리 비디오 클립은 지난 3월 NFT 거래소에서 660만 달러(한화 76억원)에 팔렸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가 그린 그림 10점은 20분 만에 도합 580만 달러(한화 67억원)에 낙찰됐다.

6월 말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의 원본 소스 코드가 담긴 NFT가 경매에서 약 540만 달러(한화 62억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는 이름으로 출품됐다. 9500줄이 넘는 원본 소스코드와 첫 설계 당시 WWW 소스 코드를 재현한 30분 가량의 흑백 애니메이션도 담겨 있다.

이밖에 고가에 팔린 이색 NFT 작품도 있다. 도지코인을 낳은 도지 밈에 NFT 기술이 적용된 작품이 지난 6월 400만 달러(한화 46억원)에 낙찰됐다. 해당 경매를 올린 사람은 도지 밈 원작자로 알려진 사토 아츠코다. 그가 2010년 개인 블로그에 시바견 ‘카보수’ 사진을 올렸는데 이것이 웹사이트에서 도지 밈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의 NFT로 알려진 케빈 맥코이의 ‘퀀텀’은 약 150만 달러(한화 17억원)에 판매됐다. 해당 작품은 2014년 5월 3일 오전 9시 27분 34초에 발행된 사상 첫 NFT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15년 전 작성한 첫 번째 트윗은 290만 달러(한화 33억원)에 팔렸으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입사 지원서 NFT는 2만3000달러(한화 2600만원)에 낙찰됐다. 국내에선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 한정으로 개당 1억원에 NFT로 판매한단 소식도 있다.

글로벌 NFT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NFT 시장은 4000만 달러(한화 460억)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0년 3억4000만 달러(한화 3910억) 규모로 성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NFT 거래 규모는 25억 달러(한화 2조8740억)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370만 달러(한화 158억)에 비해 180배 이상 많은 수치다.

NFT는 디지털 파일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위변조가 불가능한 자신만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결국 사고 파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NFT로 만들어진 소유권, 디지털정품 인증서의 개념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미술품 경매, 게임 아이템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NFT는 가상자산 중 하나인 이더리움으로 거래되면서 시세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작품에 가상자산이 개입되면서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전통적인 저작권자와 NFT 저작권 간의 충돌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NFT 시장에 대해 라이트코인 창시자 찰리 리는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NFT는 쉽고 저렴하며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수집품에 대한 디지털 인증서”라며 “이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NFT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비플도 NFT 열풍에 대해 “거품이 끼어 있다”고 입장을 표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