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펑 "알라메다, 재무 건정성 심각…FTT 모두 판다"
SB "비공개 자금 100억 달러…개당 22달러 가격 사수"
FTT 가치 의심에 FTX 스테이블코인 보유고 1년새 최저
시장, FTX '뱅크런' 우려에 '패닉…"FTT발 암호화폐 위기"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가 FTX 거래소 토큰 FTT 보유분 전량을 매도하겠다는 '폭탄 발언' 후 FTT의 '22달러' 가격 방어에 온 시장의 시선이 쏠렸다.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는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FTT의 재무 건정성을 지적함과 동시에 바이낸스가 보유한 약 21억 달러(한화 약 2조9606억원) 규모의 FTT 전량 매도를 발표했다.
자오 창펑은 트위터 계정 '@Mike Burgersburg이 지적한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 문제를 근거로 삼았다. 트위터 계정 @Mike Burgersburg는 FTX의 샘 뱅크먼이 CEO직을 역임하고 있는 투자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파산한 보이저 디지털에게 약 3억7700만 달러(한화 약 5318억원)의 채무가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FTT는 바이낸스의 바이낸스 토큰인 BNB와 유사하게 설계된 거래소 토큰으로 수수료 수익을 통해 소각을 진행한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하지만 바이낸스 코인이 바이낸스 체인(BSC)을 기반으로 수많은 디앱(dApp)을 가동하며 명확한 생태계를 가진 데 반해 FTT는 거래소 할인 외에 실질적인 활용성이 거의 없다. 사실상 FTX의 공격적인 성장에 기인해 상승세를 보이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올해 샘 뱅크먼이 알라메다 리서치를 통해 매우 활발한 투자를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담보 자산으로 FTT를 제시했다는 내역이 곳곳에서 밝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자산이 대부분 FTT 였으며 알라메다가 진행한 투자 모두 대부분 FTT로 진행됐다는 코인데스크 보도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특히, 알라메다 리서치가 파산한 보이저 디지털의 채무자였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며 재무 상태에 대한 의심을 확산하게 했다. 자오 창펑의 '폭탄 발언' 후 FTT가 파산한 플랫폼들과 대거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FTT의 실질적인 가치에 시장이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
자오 창펑은 FTT 대량 매도에 따른 시장 영향을 고려, 보유분을 몇 개월에 거쳐 팔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창펑의 말 한마디로 시작된 FTT 가치에 대한 의심이 점점 불어나 현재 FTT는 약 8% 하락한 상태다.
현재 코빗, 코인원을 비롯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FTT에 대한 큰 변동성을 지적하며 투자 주의를 공지한 상태다.
샘 뱅크먼은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은 100억 달러의 자산이 존재한다"며 "만일 바이낸스가 물량을 매도할 경우에도 이를 전부 인수해 개당 22달러의 가격을 지켜내겠다"고 호언한 상태다.
하지만 셀시우스 사태를 겪은 시장은 발작 직전이다. 시장에서는 FTT의 가치에 대한 의심은 FTX 거래소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FTX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고가 1년 최저치인 5100만 달러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FTX의 스테이블코인 출금이 매우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가 SNS 상에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FTX의 '뱅크런'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며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오 창펑이 폭탄 발언을 남긴 지 약 12시간이 지난 오후 4시 기준 FTT는 22달러에서 횡보 중이다. 샘 뱅크먼이 막대하게 투자한 솔라나(SOL) 역시 약 11% 하락 중이다.
FTT의 신뢰 하락과 이로 인한 플랫폼에 제기된 위기 등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루나 사태', '셀시우스 사태'와 유사하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한 관계자는 "셀시우스 역시 셀토큰(CEL)을 내세워 공격적인 대출과 투자를 진행했으나 셀토큰의 가치가 하락하고 하락장 속 디파이 플랫폼이 맞물려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며 "FTT로 인한 알라메다 리서치, 그리고 FTX 거래소에 제기된 위기 역시 폭락 사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