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 창펑 "FTT 토큰 전량 매각할 것"… 3조원 추정

"FTT 대거 보유한 알라메다, 재무 건정성 심각"
샘 뱅크면 "바이낸스 매도 가격 방어 문제없다"
시장선 "세계 1·2위 기업 패권 전쟁 돌입" 해석

바이낸스가 FTX 거래소 토큰 FTT 보유분 전량을 매도하겠다는 소식을 밝히며 시장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는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근 밝혀진 FTT와 관련된 사실들에 의거, 바이낸스가 보유한 약 21억 달러(한화 약 2조 9606억원) 규모의 FTT 전량 매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창펑이 밝힌 FTT 토큰 매도의 표면적인 이유는 불건전한 재무 상태다.

스스로를 암호화폐 '수사관'이라 밝힌 트위터 계정 '@Mike Burgersburg'는 4일 알라메다 리서치에 재무 상태에 관한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알라메다 리서치 대차대조표 대부분이 FTT이며 7월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이저 디지털에게 약 3억7700만 달러(한화 약 5318억원)의 채무가 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다수 게재했다. 그는 "모든 데이터 정황들은 알라메다의 순자산이 알라메다 리서치 대차대조표 대부분을 차지한 FTT 토큰의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서술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알라메다 리서치는 쓰리애로우캐피털(3AC)에 이어 보이저 디지털의 두 번째로 큰 채무자다.

창펑은 "시장 내 FTT 보유자들을 고려해 매각은 몇 개월에 거쳐 시행될 것이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창펑의 '폭탄 발언'에 FTX의 샘 뱅크먼 CEO는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샘 뱅크먼은 FTX에 대량의 스테이블코인을 입금하며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 물량을 모두 매수하여 FTT의 개당 가격을 22달러에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샘 뱅크먼은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 건정성에 대한 루머에 대해 "FTX는 엄격한 재무 감사를 받고 있으며 엄격하게 규제를 준수한다"며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시장에서는 창펑이 보유한 FTT 토큰 전량 매각에 대해 '창펑의 전략적 공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FTX는 2021년 10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2위 거래소로 성장, 2022년 현재 바이낸스와 거래소 점유율 전쟁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샘 뱅크먼이 FTX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밝히며 경쟁에 뛰어든 것도 창펑에 심기를 건드렸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시장 한 참여자는 "창펑의 바이낸스가 급 성장하고 있는 샘 뱅크먼의 FTX의 도전에 위협을 느끼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점유율과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공격"이라고 해석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