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투자자 '코인판 뱅크런'
바이낸스, FTX 인수 하루만에 철회 발표
FTX, 부채와 자산 격차 수십억 달러 수준
美 SEC·CFTC 이어 재부무 조사 전격 착수
바이낸스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FTX에 대한 기업 실사 결과 미국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내용 등을 참고해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철회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FTX의 자매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가 알려지면서 자체 발행한 FTX토큰(FTT)의 폭락 위험과 FTX 유동성 위기 가능성 등이 업계에서 지적됐다.
이에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두 거래소가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LOI)에 서명했다"며 "며칠 동안 인수를 위한 실사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이 결정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바이낸스가 FTX 인수 철회를 발표하기 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FTX의 회사 구조와 장부를 검토해본 뒤 인수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WSJ는 바이낸스 경영진이 FTX의 장부를 확인해본 결과 FTX의 부채와 자산의 격차가 60억달러(약 8조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면서 재무 상태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한때 거래량 기준 세계 2위도 넘보던 FTX 거래소가 규모 대비 직원들이 400명도 안 된다는 것 점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규제당국은 FTX의 고객 자금 처리와 관계사와의 거래 등을 놓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낸스는 결국 인수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처음에는 FTX 고객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다고 희망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