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현금 보유액 약 1조6732억원…"갈 길 멀지만 회생 가능성 有"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2-11-23 10:10 수정 2022-11-23 10:34

예상보다 높은 현금 보유액에도 부채와 큰 차이
보유 현금 청산 후에도 '2조2948억원' 추가 부채 有
바하마 법원의 FTX 파산 美 법원 이송 동의에
FTX, 美 파산법 11조에 의거 '회생' 노린다

출처=FTX
출처=FTX
FTX가 잔여 자산으로 현재 약 12억4000만달러(한화 약 1조6731억원) 상당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FTX가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21일 기준 자회사 모두를 포함한 FTX 그룹이 보유한 현금은 12억4000만달러다.

FTX 파산 후 미디어를 통해 부분적으로 드러났던 현금 보유액보다 실질적으로 다소 높은 금액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FTX 파산 후 블룸버그 등의 외신을 통해 FTX 거래소와 알메이다 리서치, 자회사들의 현금 보유 상황이 부분적으로 공개되었다.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알메이다 리서치의 현금 보유금은 4억3100만 달러였으며 FTX 재팬은 1억7170억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21일 제출된 FTX 파산 문서에 따르면 FTX는 약 50명의 대형 채권자에게 약 30억 달러(약 4조365억원) 이상의 채무를 갖고 있다. 보유한 현금을 모두 채무 상환에 소비해도 여전히 약 17억 달러(한화 약 2조2948억원)의 잔여 채무가 존재한다.

실제로 샘 뱅크먼의 사임 후 새 CEO 자리에 오른 존 레이 역시 FTX의 내부 재정 상태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묘한 양상으로 흘러가던 FTX의 파산 절차는 미국 파산법의 적용을 받아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FTX는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을 신청했다. 미국 파산법 제 11조는 법원의 보호 상태에서 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을 인가받고 법원의 감독 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통한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여기에 FTX의 바하마 자회사 FTX 디지털 마켓의 파산 변호인 브라이언 심스는 미국 파산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이의를 제기하며 파산법 15조 적용을 신청했다. 미국 파산법 15조는 다수의 국가가 관련된 파산 사건을 다룰 시 법원이 명확한 판결 이전 회사의 자산 매각을 잠정적으로 중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TX가 진행한 사업들이 바하마를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 다수의 법인을 통해 복잡하게 전개됐던 만큼 미국 법에 의거해서 처리할 수 만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바하마 법원이 FTX의 파산 절차를 미국 델라웨어주로 이송하는 데 동의했다. 바하마에 속한 FTX 계열사 채권자들이 파산법 11조 적용 이의 제안을 철회한 것.

바하마 증권감독위원회(SCB)가 FTX 바하마 자회사 ' FTX 디지털 마켓'의 자금을 감독하에 보관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FTX의 파산은 파산법 11조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몇일 전 FTX는 현재 판매가 가능한 모든 자산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밝혔다. 존 레이 CEO는 "파산법 11조는 FTX의 이해관계자들의 채무 청산에 중점을 둔 방안인 한편 FTX에게 회생의 기회 제공을 극대화한 방안이다"며 "FTX는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산 마련에 나선 상태다"고 말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