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평가에 기반한 결정"…"크립토 사업 중단"
美 법원 "실버게이트, 블록파이에 127억 반환" 명령
시타델 실버게이트 인수설…시장 "또 다른 기회" 가능성
파산 위기에 빠진 실버게이트 캐피탈이 암호화폐 결제 네트워크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암호화폐 사업 철수 소식을 밝힌 것으로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위험 평가에 기반한 회사의 결정임을 밝히며 자사의 암호화폐 결제 네트워크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든 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최근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암호화폐 사업에서 발생한 잇따른 실패로 급격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기업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지난해 파산한 FTX에 고객 계좌를 제공하며 지난해부터 급격한 '뱅크런'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4분기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2974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가는 전년 대비 약 90% 하락했고 자금난 해소를 위해 1월과 2월 채무증권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실버게이트 캐피탈이 지난 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하는 기업 연례 재무 보고서 '10-K 문서' 제출을 연기해 실버게이트 캐피탈 붕괴를 둘러싼 루머는 더욱 무섭게 시장에 번졌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팍소스, 갤럭시디지털, 비트스탬프, 크립토닷컴 등 다수의 협력사들이 실버게이트 캐피탈과 거래를 중단하며 '선 긋기'에 나섰고 이로 인해 붕괴 위기는 더욱 가속화됐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실버게이트 캐피탈에 또다른 악재가 더해졌다. 미국 법원이 실버게이트 캐피탈에게 블록파이가 예치한 980만달러(한화 약 127억원)반환을 명령했다.
블록파이는 지난해 FTX 붕괴 여파로 파산한 암호화폐 대출업체다. 법원은 파산 전 실버게이트 캐피탈에 980만달러를 예치한 사실과 함께 11월 양사 간 체결한 합의 내용에 따라 실버게이트 캐피털에 블록파이의 예치금을 반환하라고 명령한 것.
실버게이트 캐피탈은 현재 발생 중인 뱅크런 해소를 위해 미국 내 11개 지역 은행의 연합인 미국 연방주택대출은행시스템(U.S. Federal Home Loan Banks System)으로부터 약 36억달러(한화 약 4조6706억원)를 대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실버게이트 캐피탈이 극심한 자금난에 붕괴를 맞이할 수 있다는 추측 속에 시타델 증권이 실버게이트 캐피탈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루머 역시 시장에 퍼지고 있다.
크립토 뉴스 플래시 닷컴은 6일 "시타델 증권이 개입해 실버게이트 캐피탈의 구제를 고려함에 따라 실버게이트 캐피탈의 빠른 회복이 시장에서 기대되고 있다"며 "현재 시타델이 실버게이트 은행의 주식 일부를 보유한 주주일 뿐만 아니라 실버게이트 은행 인수 루머를 양측이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해당 뉴스는 큰 신빙성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