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리만 브라더스 후 가장 큰 은행 붕괴
'금융 시스템 모순' 의심, BTC 가치 주목으로
BTC, SVB發 혼란에 他자산과 다르게 22K 돌파
창펑 CEO "스테이블코인, 금융 시스템 모순과 연관돼"
대형 은행의 붕괴에 비트코인(BTC)의 기능과 가치가 재주목받으며 비트코인이 가격 급등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금융보호국(DFPI)이 10일(현지시간) 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폐쇄를 결정했다.
SVB는 총 2090억달러(한화 약 275조원)을 보유하며 미국 내 은행 보유 자산 16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 은행이었다.
대형 은행이 순식간에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며 폐쇄, 사실상 파산해버린 것.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이후 가장 큰 은행이 폐쇄되자 '리만 브라더스발' 금융 위기로 등장한 비트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시작된 금융 위기와 이에 따른 현대 금융 시스템 자체가 가진 모순에 의문을 제기하며 탄생한 비트코인이 그 가치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중들의 의심은 또다시 시작된 대형 은행의 급작스러운 붕괴로 시작되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을 예치한 은행이 순식간에 붕괴됐고 예치한 자산이 보상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비트코인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미국 내 은행이 파산할 경우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이 한 은행 계좌당 최대 25만 달러까지 보호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등 기관들을 주로 상대하는 SVB의 경우 전체 예금의 거의 90%가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규제당국은 이에 따라 예금자 보호조치를 강구하고 SVB에 예치된 고객 자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상환할 것을 약속함과 동시에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이 모순적인 금융 시스템에 강한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탄생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 Again 2008, Hello 비트코인
미국 규제당국이 SVB 예금주들의 자산 전액 상환을 약속함과 동시에 비트코인이 급등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13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약 2만2490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약 9% 상승을 보였다. SVB 파산과 이에 따른 스테이블코인의 디패깅으로 연달아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순식간에 급등을 보인 것.
급작스러운 비트코인의 상승에 다수의 매체들은 "대중이 금융 시스템에 저항하고 비트코인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경제 전문지 데일리 홀드는 "FDIC의 보험 한도가 25만달러까지만 보장되지만 예외적으로 모든 예금주들이 자산을 되찾을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비트코인이 가격 반전을 보였다"며 "사람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속 금융 시스템이 가진 문제에 대응하고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비트코인의 가치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실리콘밸리은행 붕괴에 따라 다수의 자산 시장이 하락한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후 미국 규제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는 개장 후 일본 니케이 증시가 약 2% 하락한 것을 포함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은 2만달러선에서 급격한 매수세가 진입, 2만2000달러선을 돌파한 후 계속해서 2만300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투자자들이 SVB 파산 충격이 암호화폐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있다"며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스테이블코인? NO, 결국은 비트코인
결제 분야에서의 효율성, 그리고 달러와의 연동성으로 큰 주목을 받던 스테이블코인 역시 크게는 법정화폐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오 창펑 바이낸스 CEO는 달러와 연동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역시 모순적인 은행 시스템의 부산물임을 지적, 추후에도 큰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은행은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에게 큰 위험 요소이다"고 서술했다. 법정화폐와의 연동을 가진 스테이코인 역시 법정화폐와 연동된 시스템인 만큼 금융 시스템의 모순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
실제로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과 함께 시가총액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디패깅'을 시발점으로 테더(USDT)를 제외한 시가총액 10위 스테이블코인이 전원 달러 연동성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USDC의 발행사 서클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따른 '패닉셀'을 막기 위해 고객 손실금을 전액 회사 자금으로 상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실리콘밸리은행에 예치한 USDC 준비금은 약 33억달러(한화 약 4조3369억원)다.
미국 규제당국이 개입에 나서며 서클이 고객 손실금을 전액 상환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순식간에 서클이 약 4조원이 넘는 손실금을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시가총액 2의 USDC의 규모를 생각했을 때 서클의 자금 유동성 부족은 또다시 암호화폐 시장에 '대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