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USDC·BUSD·USDD 등은 공급량 감소
바이낸스, BUSD 발행 금지되자 TUSD와 적극 협력
31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지난 30일 간 TUSD의 공급량이 110% 증가했다.
TUSD는 기본적으로 4개의 다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더리움 기반 TUSD의 수는 한 달 새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트론 기반 TUSD의 수는 218% 증가하며 TUSD의 공급량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같은 기간 USD코인(USDC)와 바이낸스USD(BUSD), 제미니달러(GUSD), USDD 등 '경쟁자'에 속한 타 스테이블코인은 공급량이 감소했다. GUSD는 지난 한 달 동안 공급량이 30.5% 감소하며 가장 큰 공급량 감소를 보였다. BUSD의 공급량도 30.1% 감소했다.
USD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준비금 일부가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보관돼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페깅(연동 해제)'을 경험했다.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등이 USDC 관련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그 여파로 USDC 가격은 장 중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0.86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인게코의 데이터에 따르면 USDC가 디페깅을 경험한 날, 시장에 유통된 TUSD의 수는 약 13억2000개였다. 현재 31일 오후 3시 기준 유통되고 있는 TUSD의 수는 약 20억개다. 대략 18일 만에 공급량이 53% 증가한 셈이다.
TUSD가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이낸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발행이 중단된 BUSD의 대안으로 바이낸스가 TUSD를 택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BUSD의 발행사인 팍소스에 급작스러운 제재를 단행하며 발행이 중단되자 바이낸스가 차선책으로 TUSD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달, 스테이블코인 운영사인 팍소스는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으로부터 BUSD의 발행 중단 명령을 받았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BUSD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낸스는 BUSD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지 단 이틀 만에 5000만 달러(한화 662억원) 규모의 TUSD를 주조(민팅)했다.
이 사건 이후 시장에서는 TUSD가 바이낸스 거래소의 기축통화를 담당하던 BUSD를 대체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점차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TUSD가 110%에 달하는 공급량 증가를 보이며 이 예측은 점차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