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 '밈 코인 열풍' 주도하며 시총 약 7000억원 달성
전문가들 "특별한 '유틸리티'없는 밈 코인, 조심해야"
비트코인 네트워크망인 BRC-20 기반 '밈 코인'이 갑작스러운 인기를 끌며 BRC-20 토큰 가치가 하락하는 시장 속 '유일한'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은 오르디 토큰(ORDI)을 포함한 밈 코인의 인기 폭등에 BRC-20 기반 토큰 가치가 9억달러(한화 약 1조1913억원)를 초과했다고 9일 보도했다.
자금 유치액 기준, BRC-20 기반 밈 코인의 인기를 주도하는 건 오르디 토큰이다.
오르디 토큰은 8일 게이트아이오 거래소에 상장되며 역대 최고가인 약 2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 초 시장에 등장했던 당시 가격과 비교할 시 2만2500% 폭등에 성공했다.
폭등에 힘입어 오르디 토큰의 시가 총액은 9일 5억2500만달러(한화 약 6951억원)를 기록했다. 현재 BRC-20 기반 토큰 시장 가치 중 약 43%를 차지하고 있다.
오르디 토큰은 비트코인 한 개를 1억 분할한 비트코인 분할 최소 단위 '사토시(SAT)'로 홀더에게 고유 ID를 할당하는 기능을 제공, NFT 생성 기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르디 토큰의 특별한 사용 사례(유틸리티)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한정 수량의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인 만큼 희소성을 갖추고 있다는 특징이 있을 뿐, 오르디 토큰의 특별한 폭등 이유는 명확히 꼽을 수 없다.
# 급등하는 '밈 코인'·무너지는 비트코인, 광기에 곪아가는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 내 밈 코인 열풍이 광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지적, 이것이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BRC-20 기반 토큰의 급증세로 가장 크게 시장에 미친 영향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정체와 이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혼잡을 이유로 8일 두 차례에 거친 비트코인 인출 중단을 발표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거래량 탓에 모든 거래를 고객이 원하는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없다는 것.
이 사태로 바이낸스에서는 역대 일일 최대 비트코인 물량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하루 간 바이낸스에서 유출된 비트코인 물량은 약 16만2000개에 달한다.
추가적인 문제는 BRC-20 기반 토큰의 거래량이 급증하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 수수료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는 3일부터 연일 최대치를 갱신, 총액 35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4월 말 대비 400%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바이낸스의 대량 비트코인 유출과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급증이 8일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하락을 야기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이 추가적으로 지목하는 점은 과열되는 암호화폐 시장 내 투기성이다.
특별한 유틸리티가 없는 밈 코인에 대한 투자 급증은 가격 폭등에 대한 막연한 기대라는 지적이다. 그런만큼 밈 코인의 가격 향방은 합리적 분석이 어렵고 이에 따라 큰 투자자 피해가 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 관계자는 9일 "밈 코인의 인기 원인은 집단군중심리로 유명인의 발언, SNS 상에서 자주 보이는 이미지 등이 이를 더욱 증폭시킨다"며 "폭증을 이룬 밈 코인이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타자 '나도 한번'하는 기대 심리가 투자자들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에 과열된 투자자들이 늘어난 뒤 이들이 겪는 피해를 책임져 줄 이는 사실상 없다"며 "시장이 규제를 통해 자산시장으로 편입되는 시점, 밈 코인 열풍은 세력들이 마지막으로 연출하는 '트릭'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