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5.5조원 벌금 납부·자오 창펑 CEO 사임 발표
하루 만에 거래소 잔고 도리어 증가…650억달러 기록
전문가들 "바이낸스, 규제 리스크 해소…더 성장할 것"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43억달러(한화 약 5조5000억원)의 벌금을 미국 정부에 납부하고 설립자인 자오 창펑이 CEO에서 사임한다는 소식을 발표했음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을 뒤흔든 악재가 터졌음에도 오히려 거래소 잔고가 늘며 끄떡없는 체제를 자랑했다.
# 자오 창펑 내려온 바이낸스, 거래소 잔고는 도리어 증가
온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규제의 철퇴를 맞았음에도 23일 기준 거래소 잔고 규모가 약 650억달러(한화 약 84조3830억원)로 오히려 늘었다고 보고했다.
바이낸스는 22일 급격한 자금 이탈을 경험했다. '바이낸스 자체'로 표현될 수 있는 자오 창펑 바이낸스 설립자가 미국 법무부(DOJ)에 기소에 항복을 선언하고 43억달러의 벌금 납부와 CEO 사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자오 창펑의 행보에 22일 바이낸스에서는 약 9억56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바이낸스의 자체 코인 바이낸스 코인(BNB)의 가격은 약 13% 급락했다.
그러나 바이낸스의 유동성은 이내 회복세를 연출했고 도리어 미국 정부의 제재 발표 이전보다 거래소 보유 자금이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자오 창펑의 FTX 토큰(FTT) 매각 선언에 따른 FTX 붕괴와는 상반된 행보다.
난센은 "22일부터 약 하루간 바이낸스에서 사용자 자금 인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규모 자금 인출이 목격되고 있지는 않다"며 "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를 기소할 당시 일어났던 자금 인출량에 비하면 이는 '새발의 피'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의 새로운 CEO로 부임된 리처드 텡은 22일 인터뷰를 통해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바이낸스의 펀더멘탈은 매우 강력하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 상태이지만 이 역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시사했다.
# 전문가들 "현재의 난장판은 오히려 호재…바이낸스에게 실보다 득"
다수의 전문가들은 DOJ와의 합의와 벌금 납부가 도리어 바이낸스의 사업에 정부가 합법성을 부여한 것이 되는 만큼 바이낸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22일 자체 보고서를 통해 바이낸스의 벌금 납부가 바이낸스에게 강력한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DOJ와의 합의는 바이낸스에게 실보다 득이 많은 사건이었다"며 "43억달러의 벌금과 10억달러 미만의 자금 유출은 약 670억달러의 자금을 관리하는 회사의 자금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의와 벌금 납부를 통해 바이낸스는 도리어 규제 리스크를 일부 씻어낼 수 있었으며 도리어 규제를 준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낸스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바이낸스 체인(BNB) 역시 큰 성장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제기되었다.
니콜라스 파니키르조글로 JP모건 분석가는 22일 자체 보고서에서 바이낸스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바이낸스 체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규제기관과의 지속적인 갈등은 바이낸스 체인의 사업 확장에 결정적인 방해 요소였다"며 "합의와 벌금 납부는 바이낸스의 핵심 사업으로 바이낸스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 바이낸스 체인의 잠재적인 붕괴 요소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체인의 바이낸스 코인(BNB)은 22일 급락세를 보였지만 현재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 코인인 23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약 2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