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시대]국내 증권가 "기관 자금 유입 규모가 관건…ETH 현물 ETF 어려울 수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4-01-11 15:32 수정 2024-01-11 15:34

"글로벌 자산시장 혁신 아이콘 기대" 환영 보고서 봇물
"암호화폐 투자 접근성 낮아지고 거액 자금 유입될 것"
"ETH, BTC와 자산 속성 달라…ETF 승인 험로 전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침내 10일 오후(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승인한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산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혁신적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연이어 나왔다.

SEC는 10일 오후(현지시간) 집행위원회 투표를 거친 결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키로 하고 이와 관련해 각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S-1 신청서 최종본에 공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인된 ETF는 10일로 승인 심사 마감기한이 도래한 그레이스케일과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의 ETF를 비롯해 오는 5월 30일 안에 심사를 마쳐야 하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ETF까지 총 11개 상품이다.

SEC가 11개의 ETF를 일괄 승인한 것은 특정 자산운용사에 대한 '밀어주기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애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EC 홈페이지에 공유한 성명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품을 추종하는 ETF 상품의 상장을 승인했다"면서도 "ETF만 승인한 것일 뿐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승인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국시간 기준 11일 새벽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증권사들도 연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의 의미와 향후 비트코인 시장의 변화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각 증권사 연구원들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공식 승인을 환영하면서 "암호화폐 현물 ETF의 정식 출시가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새로운 발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기대보다 낮게 점쳤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들이 앞다퉈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국한된 비트코인 거래량이 자산운용사 쪽으로 일부 대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세금 부과 체계가 도입되면 규제 시행에 따른 차익이 해소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의 매력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며 암호화폐의 거래 비중이 직접 거래에서 ETF를 통한 간접 거래 쪽으로 커질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공식 승인이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은 헤지펀드, 연기금, 독립투자자문사 등 제도권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자본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임 연구원은 "중기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비트코인 현물 ETF는 자산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비로소 투자자 보호가 되는 금융 상품이 된 것은 그만큼 자본을 시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TF는 그동안 투자 접근성을 완화시켜 다수의 투자자를 자산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온 만큼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종의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초반에는 개인 자금 이동 수요가 중요할텐데 암호화폐 거래소 사용이 불편했던 베이비부머 세대와 미국 퇴직연금 401K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라며 "금융회사 입장에서 개인투자자에게 권유할 상품이 생겼다는 점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구글 트렌드 검색량 등으로 볼 수 있는 비트코인의 최근 관심도는 2021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각종 뉴스와 자산운용사들의 ETF 광고,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소식 등이 퍼지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TF 출시 초반에 자금이 강하게 유입할 경우 단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면서 "초반 6개월에 200억달러를 필두로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총 1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해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초반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영향이 더 크겠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유입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TF 출시 이후 각 자산운용사 간의 치열한 경쟁도 예측했다. 운용자금 확보를 위한 보수비용 경쟁은 물론 마케팅 경쟁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될 전망이다.

홍성욱 연구원은 "ETF는 1위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하므로 출시 초반 자금 확보를 위한 보수비용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레이스케일 GBTC나 비트코인 선물 ETF 등 기존 상품에서 오는 자금과 신규 자금으로 유입 비중이 나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오는 2월 11일로 예정된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의 광고 시간대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홍보하는 광고 영상이 등장할 것으로 추측되는 등 각 자산운용사 간의 마케팅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바통을 이어받아 암호화폐 현물 ETF 시장을 이끌 아이템으로는 이더리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각 증권사 연구원들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SEC는 특정 자산에 대해 편향적 견해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해왔다"면서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다음 현물 ETF 출시 대기작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과 쟁점이 다르기 때문에 승인 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더리움은 지분증명방식 방식의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펀드가 이더리움 현물을 보유하면 탈중앙화라는 본질을 벗어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자산 속성 차이점도 ETF 승인 지연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을 하지 않고서는 거래 검증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므로 ETF 보유 유인이 축소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