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자,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 비트코인 선택나서"
"OTC·P2P·일부 거래소·핀테크 플랫폼 등 '우회로' 활용"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암호화폐 금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경기침체로 중국 내 암호화폐 거래가 큰 성횡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량 864억달러(한화 약 115조5600억원)를 기록, 같은 기간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량 640억달러 상회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 성횡의 큰 이유는 중국에서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꼽힌다. 중국은 3년 전부터 주식과 부동산이 하향세를 면치 못한데 이어 중국의 자본유출이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중국 대형 부동산 그룹이 지속적으로 파산 위기에 노출되는 등 만성적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최근 5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최근 발표한 은행 고객들의 해외 거래 연간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자본 유출액이 5년 만에 유입액을 상회했다. 2023년 동안 중국 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기업과 개인들이 외국으로 들여온 자금은 6조1955억 달러(약 8270조원), 이들이 외국으로 보낸 자금 6조2642억 달러(약 8362조원)로 집계됐다.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경기침체에 따라 투자 대안을 찾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 금융기업 임원 달린 런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자산피난처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2021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비트코인 금지 정책 속에 장외거래(OTC), 개인간거래(P2P), OKX 및 바이낸스 등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중국 내 거래소와 비트코인 채굴장을 단속, 중국 내 비트코인을 포함한 민간 암호화폐를 금지한 채 독자적인 블록체인 망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e-CNY)의 보급에 힘써왔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규제에도 중국 본토에서 암호화폐 투자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중국 투자자들은 일부 서비스가 가능한 거래소와 함께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