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 ETF 자금發 유출액, 올해 약 3조2000억원 기록
비트코인, 美 현물 ETF 흥행에 나날이 자금 유입 증가
비트코인 시총, 1359조4872억원 기록…최고치 경신
전문가들 "투자 자산 선호도, 금보다 비트코인 높아"
올해 미국 내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폭발적인 흥행에 따라 금 시장에 몰려있던 상당량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유입됐다. 자산시장 내부에서 '전통 금'에서 '디지털 금'으로 '머니 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15일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 내 거래량 상위 14곳의 금 ETF에서 올해 약 두 달 간 총 24억달러(한화 약 3조199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공개한 금 ETF에는 블랙록, 아크인베스트, 인베스코 등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올해 가장 극심한 자본 유출을 겪은 금 ETF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블랙록의 금 ETF로 IAU, IAUM 등에서는 각각 약 4억2360만달러(한화 약 5645억3172만원), 2억3040만달러(한화 약 3070억5408만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대형 금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자 지난해 최고가를 경신했던 금값 역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가로 12월 온스당 2135달러를 기록하던 금값은 올해에만 약 7% 하락하면서 지난 15일 기준 온스당 1993달러를 기록했다.
금 시가총액 역시 올해에만 약 2% 하락했다. 인피니트 마켓 캡이 15일 공개한 세계 금 시가총액은 지난해 대비 약 1.6% 하락하며 13조529억달러(한화 약 1경7395조5998억원)를 기록했다.
'금의 하향세'와 함께 '디지털 금' 비트코인의 가격은 최근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미국에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2월 둘째 주 들어 하루당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3327억원)의 거래량을 기록,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다.
나날이 폭증하고 있는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 인기 덕에 비트코인의 시가총액과 가격은 모두 고공행진 중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월 둘째 주부터 무섭게 증가하며 15일 기준 1조201억달러(한화 약 1359조4872억원)를 기록해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16일 오전 11시 업비트 기준 715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금 ETF에서 가장 큰 자금 유출을 경험한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가장 높은 거래량, 자금 유입액을 기록하고 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가는 14일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의 14일 일일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7억2000만달러(한화 약 9589억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금 ETF의 자금 유출에 따른 금값 하락과 비트코인 현물 ETF의 폭발적인 인기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많은 전문가들은 자산시장 내 'FOMO(고립공포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자금 이동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 포테토는 16일 "비트코인 현물 ETF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선호 자산의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으로 조성된 시장 내 FOMO는 자금 이동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