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명 온체인 온보딩' 목표
'소셜 플랫폼' 위주 생태계 성장
솔라나와 밈코인, AI 에이전트 메타 주도권 경쟁
베이스의 탄생과 비전
베이스(Base)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서 "10억 명의 사용자를 온체인으로 온보딩시킨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개발, 2023년 8월 메인넷을 출시한 이더리움 레이어2(L2) 블록체인이다.
베이스는 옵티미즘(Optimism, OP Mainnet) 개발사 옵티미즘랩스(OP Labs)와의 협업하에 모듈형 블록체인 개발 프레임워크인 'OP 스택'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베이스는 옵티미즘과 같이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하는 L2 솔루션으로, 이를 기반으로 높은 초당 트랜잭션 처리(TPS)와 저비용 트랜잭션을 제공한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6년 공개한 '비밀 마스터 플랜'에서 코인베이스가 '전세계를 위한 개방형 금융 시스템 개발'을 목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암스트롱 CEO는 총 4단계의 마스터 플랜 중 마지막 단계인 '10억 명이 이용하는 개방형 금융 시스템 앱 구축'을 위해 베이스를 ▲이더리움의 보안성과 탈중앙성 ▲EVM 체인 디앱 호환성 ▲높은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옵티미스틱 롤업 L2 체인으로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는 중앙화 거래소지만 비밀 마스터 플랜과 그간 암스트롱 CEO의 발언들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탈중앙화 금융을 목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코인베이스는 옵티미즘랩스와의 협업으로 베이스 체인의 탈중앙화를 가속하고 있다. 기존 베이스의 롤업 솔루션에서는 트랜잭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롤업 체인의 블록을 생성하는 시퀀서가 단일 주체의 운영에 의해 통제되는 중앙화 문제가 존재했었다. 코인베이스는 2024년 말 베이스 체인에 사기증명(Fault Proofs) 기술을 도입하여 시퀀서 단일 주체의 통제를 견제,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을 강화했다.
코인베이스의 경쟁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에 네이티브 토큰 $BNB가 존재하는 것과 달리, 베이스는 네이티브 토큰 대신 L1인 이더리움의 이더($ETH)를 기축통화로 사용한다. 베이스는 이미 사기증명 도입으로 시퀀서 운영의 탈중앙화를 이뤄냈기 때문에 거버넌스 기능의 네이티브 토큰 도입을 통한 탈중앙화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베이스의 성장: 소셜파이 프렌텍
개발사가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배경과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들의 초기 성장 사례와는 달리, 베이스는 디파이(DeFi)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소셜파이(SocialFi)와 같은 비금융 디앱(Dapp)을 위주로 생태계의 성장을 이뤄냈다.
베이스 메인넷 출시 직후인 2023년 8월,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프렌텍(Friend.tech)이 베이스 생태계 위에 출시됐다. 프렌텍은 사용자가 자신의 소셜 계정을 토큰화하고,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팬 간의 경제적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소셜파이 어플리케이션이다. 프렌텍은 출시 10일 만에 사용자 10만 명을 유치하고 약 25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베이스의 트랜잭션 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프렌텍은 단순한 소셜 네트워크를 넘어 크리에이터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나, 초기 투자자와 후속 투자자 간의 가격 불균형 문제로 인해 폰지 구조와 유사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렌텍은 베이스 생태계의 대표 디앱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사용자들을 베이스 체인으로 온보딩 시켰다.
베이스 밈코인의 시작
2024년 1월, 솔라나 생태계의 펌프펀이 밈코인 대중화를 이끌면서 베이스 생태계에서도 밈코인 열풍이 불었다. 베이스는 솔라나와 같이 낮은 토큰 발행 및 거래 비용을 무기로 자체 밈코인 생태계를 빠르게 발전시켰다. 베이스 생태계의 대표적인 밈코인으로는 ▲디젠($DEGEN) ▲토시($TOSHI) ▲브렛($BRETT) ▲베이스갓($TYBG) 등이 있다.
이 중 디젠은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파캐스터(Farcaster)와 함께 선순환하며 성장한 밈코인이다. 코인베이스 출신 댄 로메로 (Dan Romero)가 개발한 파캐스터는 2024년 1월 출시 초기부터 화면을 이동하지 않고도 게시물 내에서 다른 앱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프레임(Frames)이라는 기능을 통한 사용자 친화적 UX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자체 토큰이 없던 파캐스터의 커뮤니티는 베이스 체인 위에서 밈코인 디젠을 발행해 게시물 작성자에게 팁으로 주기 시작했다. 디젠을 팁으로 주고 받는 문화는 파캐스터 사용자층에서 하잎을 일으키며 빠른 가격 상승을 이뤄냈고, 이를 통해 다시 파캐스터의 유입이 늘어나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사실상의 베이스 업그레이드: 이더리움 덴쿤 업그레이드
2024년 3월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더리움의 덴쿤 업그레이드는 베이스를 비롯한 이더리움 L2 체인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덴쿤 업그레이드의 골자인 EIP-4844는 롤업 L2 확장성 개선을 위해 블롭(Blob)이라는 데이터 저장공간을 도입을 하는 이더리움 개선 제안이다. EIP-4844의 적용으로 기존 이더리움의 콜데이터(Calldata)라는 저장공간에 L2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신, 별도의 저장공간인 블롭에 저장함으로써 L2 사용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트랜잭션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되었다.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실제로 L2 트랜잭션 수수료가 수십배 감소했으며, 이더리움 롤업 L2 체인들은 트랜잭션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생태계를 발전시켰다. 특히 베이스는 솔라나로부터 밈코인 열풍의 중심을 가져오며 덴쿤 업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AI 에이전트 메타까지 접수: 버츄얼 프로토콜
2024년 10월 솔라나 생태계의 $GOAT가 'AI 에이전트 메타'를 만들어내면서 베이스 생태계에서도 AI 에이전트와 관련된 토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3년 이른 시기에 출시되어 2024년 말 찾아 온 AI 에이전트 메타로 빛을 발하기 전까지 긴 시간을 견뎠던 버츄얼 프로토콜(Virtuals Protocol)은 "AI 에이전트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가 투자하고 공동 소유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자산"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베이스 체인 기반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버츄얼 프로토콜은 ▲AI 에이전트 구현의 복잡성 ▲AI 기여자에 대한 보상 부족 ▲제한된 AI 에이전트 활용 접근성이라는 3가지 문제의 해결에 집중, 플랫폼 내에서 누구나 쉽게 AI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게 하고 토큰화된 AI 에이전트를 커뮤니티가 공동 소유할 수 있게 한다.
버츄얼 프로토콜의 네이티브 토큰인 $VIRTUAL은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위해 설계됐다. 사용자는 오직 $VIRTUAL만을 사용해 AI 에이전트의 소유권인 '에이전트 토큰'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VIRTUAL은 해당 에이전트 생태계에 진입하고 AI 에이전트를 구매 및 투자하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한다. $VIRTUAL은 버츄얼 프로토콜 전체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플랫폼 내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탈중앙화와 공정한 분배를 보장한다.
버츄얼 프로토콜 기반 AI 에이전트의 대장격인 루나(Luna)는 대형 SNS 플랫폼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AI 버츄얼 아이돌을 IP로 하여 2024년 8월 출시된 IP 에이전트다. 사용자들은 버츄얼 프로토콜의 기술을 통해 루나와 텔레그램 채팅, 게임 플레이, 온체인 지갑을 통한 상호작용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버츄얼 프로토콜 기반 AI 에이전트의 대표주자로 2024년 11월 출시된 'aixbt'가 있다. aixbt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AI 인플루언서 에이전트다.
펌프펀 + 소셜 + AI 에이전트 = 클랭커
파캐스터 개발자 출신들이 개발에 참여해 2024년 11월 출시한 클랭커(Clanker)는 파캐스터를 기반으로 밈코인 발행 소셜 AI 에이전트라는 신선한 조합을 내세워 베이스의 밈코인 생태계를 발전시켰다. 자체 사이트에서 밈코인을 발행하는 펌프펀과 달리, 클랭커는 사용자가 파캐스터에서 @clanker를 언급하고 발행하려는 토큰의 이름과 내용, 이미지를 텍스트로 설명하기만 해도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베이스 기반 밈코인을 발행해준다.
클랭커는 솔라나 기반의 펌프펀에 비해 비교적 성공적이지 못했던 기존 베이스 기반 밈코인 발행 플랫폼들의 한계를 깨고 베이스 밈코인 발행 열풍을 만들어내며 밈코인 강자로서 베이스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클랭커 출시 직후 3주만에 첫번째 발행 밈코인인 $CLANKER의 시총이 7000만 달러를 돌파했고 $LUM, $ANON도 시총 1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베이스 밈코인의 저력을 보였다. 이 중 $ANON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관련 툴인 'anoncast'에 관심을 보이며 그가 직접 구매 한 첫 번째 밈코인이 된다.
베이스의 2025년 전망
다수의 전문가들이 2025년에도 2024년 말부터 시작된 AI 에이전트 메타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 메타에서 솔라나에게 주도권을 가져온 베이스의 남은 2025년 미래도 밝은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는 앞으로도 베이스의 네이티브 토큰을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2025년 이더리움이 베이스 생태계의 성장의 의도치 않은 수혜자가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한길 인턴기자 bshangil01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