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A, 브뤼셀 금융시장 단일 감독체계 구축 위한 초안 마련…12월 제안서 제출 예정
유럽연합(EU)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시장 전반을 단일 감독체계 아래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EU가 유럽증권시장국(ESMA)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준의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초안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이번 계획은 자본시장 통합과 민간투자 확대를 통한 EU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한다. 브뤼셀은 주식 및 암호화폐 거래소 등 국경 간 금융 인프라를 하나의 감독 체계로 묶어, 회원국 간 규제 불균형을 줄이려 하고 있다.
EU 관계자들은 ESMA가 EU 내 대형 금융기업과 암호화폐 거래소를 직접 감독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논의 중이다. 해당 제안은 시장 통합 패키지의 일부로 12월 유럽위원회에 공식 제출될 예정이다.
EU의 암호화폐시장법(MiCA)은 이미 시행 중이지만, 현재는 27개 회원국의 개별 기관이 각자 감독을 담당하고 있어 규제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브뤼셀은 감독 권한을 ESMA로 집중시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ESMA 의장 베레나 로스는 "새로운 권한은 전체 시장보다는 대형 플랫폼과 주요 금융기관 중심으로 부여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률 업계는 감독권 이양이 이루어질 경우 EU 전역에서의 사업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이른바 기업들이 가장 유리한 국가 규제기관을 선택하는 '규제 쇼핑(forum shopping)'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위원회는 12월 제안서에서 금융시장 감독의 범위, 단계별 이양 일정, 암호화폐 부문 적용 시점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내년 초 회원국 간 논의를 거쳐 ESMA에 부여할 권한의 최종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