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까지 상환 기한 연장…40억 달러 시장 유입 1년 더 미뤄져
파산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Gox)가 8개월 만에 대규모 비트코인을 이동시켰다.코인텔레그래프는 18일(현지시간)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BTC) 1만 608개를 새 지갑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는 약 9억 5,300만 달러(한화 1조 3,955억 7,320만 원) 규모다. 온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에 따르면 이번 이체는 지난 3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규모 비트코인 이동이다.
마운트곡스는 현재 파산 절차 진행 중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상환 기한을 내년 10월 31일까지 1년 추가 연장한 상태다.
마운트곡스 재활신탁은 지난 10월 27일 "합리적 실행 범위 내에서 채권자 상환을 추진하기 위해 상환 기한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40억 달러(한화 5조 8,66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유입되는 시점도 최소 1년 더 늦춰지게 됐다.
현재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3만 4,689개로, 시가 기준 약 3억 1,400만 달러(한화 4,598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번 대규모 이체를 두고 시장에서는 매도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분석가들은 채권자 상환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1ANkD'로 표시된 수신 지갑은 이동받은 1만 608개의 비트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전송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실제 시장 매도가 임박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마운트곡스는 한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처리했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다. 그러나 2014년 약 85만 개의 비트코인을 잃는 초대형 해킹 사고를 당한 뒤 파산했으며, 이후 10년 넘게 자산 회수 및 채권자 상환 절차가 반복적으로 지연돼 왔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 가격 추이다. 마운트곡스가 지난해 7월 일부 상환을 시작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약 60% 상승했다. 당시 시장은 대규모 매도 압력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이체가 즉각적인 매도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상환 기한이 1년 연장된 만큼 단기간 내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마운트곡스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 최대 규모의 파산 사건으로, 10년이 지난 지금도 채권자들의 자산 회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