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ETF 휴일 포지셔닝 영향으로 7억 8,200만 달러 순유출
미국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가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주간 동안 대규모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해당 주간에만 총 7억 8,200만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가 순유출됐고 28일 보도됐다.시장 데이터 업체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가장 큰 단일 유출은 27일 발생했다. 당일 하루 동안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2억 7,600만 달러(한화 약 3,700억 원)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IBIT에서는 약 1억 9,300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고 피델리티(Fidelity)의 FBTC에서도 7,4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GBTC 역시 지속적인 환매 흐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의 총 순자산 규모는 약 1,135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12월 초 기록한 1,200억 달러 이상 수준에서 하락한 수치로 비트코인 가격이 8만 7,000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이번 유출은 현물 비트코인 ETF 기준으로 6거래일 연속 순유출로 초가을 이후 가장 긴 연속 유출 흐름이다. 해당 기간 누적 유출 규모는 11억 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기관 수요 약화로 단정하기보다는 계절적 요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크로노스 리서치(Kronos Research)의 빈센트 리우(Vincent Liu) 최고투자책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는 유동성이 얇아지고 포지션 조정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에 기관 데스크가 정상 가동되면 자금 흐름도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분석 기관은 보다 신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물 비트코인 ETF와 이더리움 ETF 모두 중기적인 순유출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TF는 기관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대표적 지표로 평가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기관 자금의 암호화폐 노출 축소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 휴일 요인과 거시 환경 변화가 맞물린 이번 ETF 자금 이동이 일시적 조정인지 아니면 기관 투자 기조 변화의 전조인지를 두고 1월 초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