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속도에 유럽 자본 이탈 경고
유럽 토큰화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 진전과 시장 확장 속도를 이유로 유럽연합(EU)의 DLT(분산원장기술) 파일럿 체제 개정을 공식 요구했다.유럽의 토큰화 및 시장 인프라 기업들은 6일 보도된 공동 입장문을 통해 EU 입법자들에게 DLT 파일럿 체제를 신속히 수정하지 않을 경우 규제된 온체인 금융 시장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재의 자산 한도와 거래량 상한, 제한적인 라이선스 구조가 토큰화된 증권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동 서한에는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투원엑스(21X), 뵈르제 슈투트가르트 그룹(Boerse Stuttgart Group), 리제(Lise), 오픈브릭(OpenBrick), 에스티엑스(STX), 액시올로지(Axiology) 등 유럽 내 토큰화 및 거래 인프라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DLT 파일럿 체제가 EU의 규제 샌드박스로서 의미를 갖지만, 현 구조가 이미 규제된 토큰화 상품의 확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입법 전면 개편이 아닌 기술적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적격 자산 범위 확대, 발행 한도 상향, 파일럿 라이선스 6년 제한 폐지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성장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러한 변경이 독립적인 기술 업데이트 형태로 신속히 도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토큰화 제도 정비 가속
유럽 기업들이 미국을 주요 대비 사례로 언급한 이유는 최근 미국 규제 당국과 거래소의 행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2월 11일 토큰화된 주식과 채권이 기존 증권 규제 체계 안에서 발행·보관·결제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같은 날 디포지터리 트러스트 앤드 클리어링 코퍼레이션(DTCC)의 자회사에는 토큰화 증권 서비스를 위한 무조치 서한이 발급됐다.
이어 1월 28일, SEC는 토큰화 증권을 발행 주체 기준으로 구분하는 지침을 발표하며 규제 불확실성을 추가로 해소했다. 이와 함께 나스닥(Nasdaq)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전통 시장 인프라 내에서 토큰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토큰화 기업들은 "온체인 결제 인프라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규제 지연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EU가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DLT 파일럿 체제 개정이 유럽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지키는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