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필요시 20억달러까지 늘릴 것"
대출업체 '보이저디지털' 인수 재도전
"바이낸스, 中기업 아닌 글로벌 기업"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CEO)가 FTX 파산 여파로 싸늘하게 얼어붙은 암호화폐 업계 회복을 위해 10억달러의 산업 복구 기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25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암호화폐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업계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음을 안다"며 'IRI(Industry Recovery Initiative)' 조성 방침을 발표했다.
'IRI'는 FTX 파산보호 신청으로 잠재력은 갖고 있으나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암호화폐 기업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산업 복구 기금이다.
현재 IRI에는 바이낸스 외에도 ▲점프 크립토 ▲폴리건 벤처스 ▲앱토스랩스 ▲애니모카 브랜드 ▲GSR ▲크로노스 ▲브루커 그룹 등이 5000만달러의 초기 약정 금액으로 참여를 약속했다. 바이낸스 측은 IRI 지원을 원하는 회사 150곳으로부터 신청서도 받은 받았다고 밝혔다.
자오 창펑 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산업회복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며 "필요시 2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해당 기금이 "투자 펀드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자오 창펑은 암호화폐 산업 복구의 일환으로 보이저디지털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파산 회생 신청을 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보이저디지털의 잔여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재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이저디지털은 루나·테라 사태에 영향을 받아 지난 7월 미국 남부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이후 FTX 거래소가 경매를 통해 보이저디지털을 매입할 예정이었으나 FTX도 파산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보이저디지털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바이낸스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인수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개로 자오 창펑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바이낸스가 명백한 글로벌 기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내 외모가 중국인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오해를 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캐나다인이고 바이낸스도 중국 기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