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청문회, FTX 거래소 프라이빗 키조차 없었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2-12-14 15:25 수정 2022-12-22 14:26

암호화폐 월렛 보관 최소 안전장치 없어
재무기록도 허술…피해 산출조차 어려워

샘 뱅크먼 프라이드(Sam Bankman-Fried)
샘 뱅크먼 프라이드(Sam Bankman-Fried)
FTX 전 CEO 샘 뱅크먼의 허술한 거래소 운영 방식이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14일 청문회에 참석한 존 레이 FTX CEO는 샘 뱅크먼이 '프라이빗 키' 없이 거래소 자산을 관리했다고 증언했다.

존 레이는 "샘 뱅크먼은 암호화된 프라이빗 키 없이 거래소 자산을 보관하는 태만을 보였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키는 암호화폐 월렛에 자금을 보관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안전장치'에 해당한다. 특히 보안을 중시하는 암호화폐인 만큼 월렛에 암호화한 프라이빗 키 사용은 사실상 필수로 여겨진다.

프라이빗 키의 부재가 FTX 거래소가 파산 후 일어난 해킹의 주요 원인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안 업체 할본과 펙실드는 11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호화 한 키가 없을 경우 FTX가 보유한 자산을 탈취하는 방법은 무척이나 다양하다"며 "약 3~4억달러 규모의 자산이 탈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샘 뱅크먼의 허술한 거래소 운영 정황은 허술한 재무 기록 상태로 확인됐다.

존 레이는 "CEO로 취임한 뒤 FTX가 명확한 재무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FTX의 직원들은 사무용 메신저 '슬랙'이나 인스턴트 메세지를 통해 청구소와 비용을 처리하는게 다였다"고 증언했다. 세계 3위 규모의 글로벌 거래소가 동네 구멍가게 수준도 안될 정도로 운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피해 자산을 확보하는 데 최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결국 모든 손실을 복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