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메다에서 빌린 돈으로 로빈후드 주식 매입
매입한 주식, 블록파이 대출에 담보 자산으로 제시
FTX·알라메다·다수의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투자 시도
샘 뱅크먼 전 FTX CEO의 황당하고 무질서한 투자 정황이 검찰 조사 진술서 공개로 세상에 드러났다.
검찰 진술 내용에 따르면 샘 뱅크먼은 올해 4월과 5월, 4장의 약속 어음을 통해 두 차례에 거쳐 FTX 자매 투자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총 5억4600만달러(한화 약 6923억 3000만원)를 빌렸다.
그는 이 자금으로는 과테말라 안티구아 소재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의 주식을 매입했다. 해당 페이퍼 컴퍼니의 이름은 이머전트 피델리티 테크놀로지스다. 샘 뱅크먼은 이머전트 피델리티 테크놀로지스를 통해 약6억4800만 달러로 로빈후드의 지분 7.6%에 해당하는 약 5600만 주를 매입한 사실도 밝혀졌다.
샘 뱅크먼은 매입한 로빈후드 주식을 블록파이로부터 대출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담보 자산으로 제시했다. 무단으로 빌린 돈으로 무리한 투자와 대출을 반복한 것.
이 사실은 지난 11월 말 열린 블록파이 파산 청문회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청문회에서 FTX와 알라메다는 블록파이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3251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블록파이는 파산 신청 후 몇 시간 만에 FTX의 전 CEO 샘 뱅크먼을 고소하며 담보로 받은 로빈후드 주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FTX 파산 관제인은 지난 23일 블록파이의 로빈후드 주식 소유권 주장에 대해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다. 알라메다가 제시한 담보 자산이지만 FTX가 해당 주식을 보유한 만큼 판결 전까지 해당 주식의 소유권은 FTX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샘 뱅크먼이 고객 자금을 사용해 투자를 진행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편, 캐롤라인 엘리슨 FTX 공동설립자는 검찰 조사에서 "FTX와 알라메다는 고객들이 예치한 자금을 사용해 투자에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