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테더 지배구조 의혹…비전문가 4인이 지분 86% 소유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2-03 17:28 수정 2023-02-03 17:28

"테더 운영하기에는 금융 경험 충분치 않다" 비판
투명성·지급 준비금 의혹 언급하며 취약성 지적해
테더 CFO "거짓 의혹들, 테더를 더 성장케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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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보다 거래량이 많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발행사를 비전문가 4인이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21년 뉴욕 법무장관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테더를 조사한 문서에 따르면 2018년 당시 테더 발행사인 '테더 홀딩스'의 지분 86%가 비전문가 4명이 소유하고 있었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 2018년 테더는 초기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아역 배우 출신 브룩 피어스와 성형외과 의사를 하다가 전자제품 수입업을 하던 지안카를로 데바시니, 영국 정계 인사 등 테더 설립자 4명이 보유한 테러 홀딩스 지분이 84%에 달했다. 당시 기준 데바시니는 테더홀딩스의 지분 43%를 보유했으며 현재도 테더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과 태국 시민권을 보유한 사업가 크리스토퍼 하본이 일련의 거래를 통해 테더홀딩스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6년 비트파이넥스는 해킹으로 대량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해 BFX라는 새로운 코인을 이용자들에게 지급했다. 하본은 비트파이넥스로부터 지급받은 BFX와 자체 매수분을 이용해 비트파이넥스 모회사와 테더홀딩스 지분까지 손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본은 영국 정계의 주요 후원자가 됐으며 영국 정부가 지난해 자국을 암호화폐 기술의 세계적 허브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도 하본의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돼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본은 지난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에게 100만파운드(한화 약 15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WSJ는 이에 대해 "테더 발행사의 설립자와 소유주들은 시총 680억달러(한화 약 84조원)의 테더를 운영하기에는 금융 경험이 충분치 않은 특이한 집단(the unusual crew behind Tether)"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형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운영 방식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도 비판했다. WSJ는 "테더는 지속적으로 준비금 의혹이 불거져왔으며 운영의 취약성은 이미 두 번의 정부 수사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테더는 임원진을 공유하는 계열사 비트파이넥스에 불법 대출을 진행한 혐의로 지난 2019년 4월부터 뉴욕 검찰의 수사를 받아 1850만달러의 벌금 납부와 분기 보고서 제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뉴욕 검찰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자산 현황 발표 내용의 일부가 엉터리였던 점을 들어 테더에 6100만 달러(약 747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실제로 당시 감독 당국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테더가 완전 담보된 기간은 약 7개월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테더는 소유 구조와 해당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WSJ의 보도 이후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런 거짓 기사가 많을수록 테더는 더 성장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테더가 자유와 포용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메인스트림미디어(MSM)이 배척하려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