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소 법원 "SEC, BTC 현물 ETF 승인 거부 명확한 이유 제시하라"
"SEC, ETF 승인 거부 이유인 선물·현물 시장 명확한 차이 설명하라"
그레이스케일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소송에서 항소 법원이 SEC의 논리에 의문을 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크립토 슬레이트는 항소 법원이 7일(현지시간) 열린 그레이스케일과 SEC 간 소송에서 SEC에게 비트코인(BTC) 현물 ETF 거부에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고 8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암호화폐 펀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을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기 위해 SEC 측에 승인을 신청해왔지만 여러 차례 거부당했다. 지난해 10월, 그레이스케일은 ETF 최종 신청이 거부 당하자 SEC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뜻과 함께 본격 소송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배수진'을 쳤던 그레이스케일과 이를 필사코 거부한 SEC가 법정 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법원이 SEC의 논리가 다소 빈약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
SEC는 지난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해선 승인을 한 상태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이 전 세계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사기, 시세조작 등을 관리감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련 ETF 승인을 거부해왔다.
스리니반, 네오미 라오, 해리 에드워즈 판사가 주재한 본 재판의 법원은 SEC 측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부한 명확한 이유를 법원과 그레이스케일 측에 설명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돈 베리리 그레이스케일 변호인은 본 재판에서 "현물 ETF와 동일하게 비트코인 가격에서 파생한 금융상품인 선물 ETF가 승인된 상황에서 현물 ETF를 한시코 거부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처사"라며 "그레이스케일은 명확한 원칙으로 규제되는 환경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밀리 패리스 SEC 변호인은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이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지녔다는 점은 그레이스케일이 직접 규제기관인 SEC에 증명해야 할 사안이었다"며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신청은 근거가 매우 빈약한 도전이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 간 상관관계가 부족하다는 점과 SEC가 선물 ETF처럼 현물 ETF에서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 방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을 그레이스케일에게 명확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라오 판사는 두 변호인의 주장을 듣고 "양 측이 제시한 증거는 시점이 엇갈리며 상호 간의 주관적 입장을 가득 담고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SEC 변호인의 주장과 다르게 그레이스케일은 두 시장 간 상간관계를 설명하는 근거들을 수차례 적용했지만 SEC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SEC는 비트코인 ETF 승인 거부 이유에 대해 명확한 그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은 SEC가 선물 ETF에 관한 투자자 피해 보호 장치를 현물 ETF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에 의문을 표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라오 판사는 첫 번째 재판 말미에 "만일 법원이 SEC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SEC는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인가? 또는 선물 ETF 승인을 철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