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몬테네그로서 체포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3-24 10:26 수정 2023-03-24 10:26

권도형, '위조 여권'으로 두바이가려다 덜미
EU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송환 절차 밟을 듯
美 검찰, 권도형에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

사진=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 트위터
사진=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 트위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요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권도형과 한창준이 문서 위조 범죄 혐의로 체포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검찰청으로 이송됐다"며 "이들은 두바이행 항공편 편 여권 심사 중에 위조 문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경찰청은 "몬테네그로 인터폴에서 송부받은 지문 자료 정보를 경찰청 보유 자료와 대조해 현지에서 검거된 인물이 테라·루나 사태 피의자 권도형씨라는 점을 최종 확인했다"며 "서울남부지검과 몬테네그로 인터폴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된 인물은 권 대표의 측근인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몬테네그로의 범죄인인도 협상과 절차는 한국과 유럽연합(EU)의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포괄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법무부를 통해 권 대표를 수사하는 검찰이 신병 인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는 자매 코인이자 스테이블 코인인 UST가 기준 가격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가치가 99.99% 폭락했다. 루나와 테라가 상호 보완적으로 가격을 유지하는 알고리즘을 유지했고 대규모 투매사태가 발생하자 루나와 테라 가격이 동시에 폭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테라폼랩스가 무너지고 암호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캐피털(3AC), 암호화폐 대부업체 보이저디지털 등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은 지난해 9월 테라와 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며 권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또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권 대표의 암호화폐 자산 950억원을 동결하기도 했다.

앞서 권 대표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이동한 정황이 파악된 바 있다. 한국 검찰은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세르비아를 방문하는 등 체포를 위해 노력해왔다.

한편 이날 미국 검찰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 대표에 대해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