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달러 질서 IMF 탈피, 亞 주도 AMF 만들자" 제안
시 주석 "아시아 금융 자율화 이룰 수 있는 아이디어"
말레이시아가 '탈달러' 야망을 드러내는 중국에 '아시아통화기금(AMF - Asian Monetary Fund)' 설립을 제안, 두 국가가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안와르 이브라힘 말리이시아 총리가 보아오포럼에서 '국제통화기금(IMF - International Monetary Fund)'과 별도로 아시아통화기금' 설립, 달러 패권, 달러에 대한 세계 경제 시스템 의존도 감소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안와르 총리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시아 국가 주도의 새로운 금융 기구 'AMF'를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말리이시아 재무장관도 겸직 중인 안와르 총리는 보아오포럼에서 "말레이시아가 계속 달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이 강해진 만큼 AMF 설립과 각국의 통화 사용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중국과의 교역에서 링깃화와 위안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멘트를 남겼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AMF 설립을 아시아 금융 시스템의 자율화 기반의 마련으로 이 계획에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은 안와르 총리의 AMF 설립에 대해 "아시아 금융 시스템의 자율화를 마련할 수 있는 계획이다"며 환영 의사를 나태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브라힘 총리의 AMF 설립 제안과 시 주석의 환영을 통한 두 국가의 결탁은 '탈달러'라는 공통의 목적 때문이다.
지난해 디지털 위안화(e-CNY)를 출범한 중국은 최근 위안화의 세계 기축통화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노력의 가시적인 성과는 러시아를 필두로 한 BRICS의 새 기축통화설립 계획과 BRCIS 소속국 간 위안화의 약진에서 드러나고 있다.
올해들어 한층 강화된 서방의 경제 제재에 처한 러시아가 중국과의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며 위안화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 것.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내에서 위안화는 달러를 제치고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한 외환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최근 BRICS에 사우디 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란,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이집트 등 다수의 신흥국이 합류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위안화의 세계기축통화화는 기대보다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AMF 설립 제시는 신흥국에 속하는 말레이시아 역시 새로 개편되는 세계 질서 속에 본격적인 야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신흥국의 경우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만한다. 원유 포함, 대부분의 원자재가 기축통화인 달러로 거래되는만큼 달러 강세 현상에 따라 원자재의 가격이 올라가 신흥국의 화폐가치는 하락한다. AMF 설립을 '탈달러'에 적극적인 중국에게 건의함으로 IMF를 넘어 달러 탈피 의사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IMF가 세계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설립되어 활동하는 국제금융기구라는 점에서 AMF의 설립 의사는 새로운 기축통화설립을 기반으로 한 세계질서개편 의지로 풀이된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