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對 러시아 제재에 맞서 달러 中 위안화 선택
올해 2월부터 위안화 거래량, 달러 제치고 1위 기록
BRICS 통한 '脫달러' 움직임에 달러 영향력 약화 예상돼
러시아 내 가장 많이 거래되는 외환으로 위안화가 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는 3일 모스크바 거래소의 외환 거래 보고서를 참조, 2월 위안화와의 월간 거래량이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3월 그 차이가 더욱 커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시작된 러시아의 위안화 사용량 증가는 전쟁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주된 원인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의 달러 사용이 제한을 받는 만큼 러시아가 타 화폐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가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된 이후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탈달러' 의사를 밝혀왔다. 올해 더욱 강화된 서방의 추가 제재에 그나마 지금까지 달러를 취급하던 러시아 은행 마저 두손두발을 들어버린 것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주요 달러 거래 창구인 레이페이센 인터내셔널 은행AG(Raiffeisen Bank International AG) 등 러시아의 주요 달러 거래 은행은 올해 시작된 추가 경제 제재로 달러 거래량을 대폭 줄이는 선택지를 택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달러와 유로화로 거래하던 다수의 러시아 무역 기업들이 추가 제제에 처하자 달러 사용을 줄이는 선택을 취했다.
달러를 취급하는 은행들이 점차 사라지자 정부 역시 행동에 나섰다. 러시아 재정부는 올해 초부터 국민들에게 달러의 위안화 환전 장려와 함께 국부펀드 포트폴리오의 60%를 위안화로 완성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모스크바를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역, 산업, 에너지, 기술 분야 협력 확대를 합의하자 러시아가 달러를 대체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위안화를 선택한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의 위안화 거래량은 달러 대비 매우 미미한 수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쟁 후 불과 2년 간 일어난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위안화는 러시아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외환의 위치를 차지했다.
러시아가 위안화를 선택했지만 위안화의 세계기축통화화는 힘들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위안화의 해외 사용을 적극 장려해왔지만 중국의 자본 통제와 중국의 정치적, 지정학적, 입지적 한계는 위안화의 기축통화화의 주된 장벽이 되고 있다"고 서술했다.
심지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의 비율은 1분기 2.9%에서 4분기 0.2% 감소한 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BRICS를 통해 새롭게 세계 질서가 개편되고 있는 만큼, 달러의 영향력 약화는 분명한 사실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 통신 스푸트니크는 2일 알렉산더 바바코프 러시아 의회(Duma) 부의장의 멘트를 인용, BRICS 소속국이 무역 거래에 달러를 대신할 새 기축통화로 귀금속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