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나우, CBDC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논란
미국 내 CBDC 반대 법안 발의 등 반대 여론 확산
"CBDC, '전체주의적 통제' 수단 될 수 있어" 우려
미국 연준은 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페드나우는 현금을 대체하거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아니다"라며 "단지 은행과 신용조합이 자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연준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연준은 페드나우 출시를 발표하며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페드나우는 연준이 추진하는 실시간 총액 결제방식의 신속 자금 이체시스템으로 미국 금융기관 간의 결제 시간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이체 서비스뿐 아니라 지급 요청 서비스와 계정 정보 유지·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사기 예방 등의 부가서비스도 담당한다.
그러나 연준의 페드나우 출시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페드나우가 사실상 디지털 통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CBDC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페드나우와 CBDC 간의 관계성이 논란이 된 이유는 현재 미국에서 CBDC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CBDC 도입에 대해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CBDC가 사생활 침해 등 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자 리차드 베르너는 최근 킷코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자금 이체 및 결제에서 제 역할을 잘 해온 가운데 페드나우의 출시 타이밍이 의심스럽다"며 "어쩌면 페드나우가 CBDC로 이어질 수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은행 산업을 독점하고 '전체주의적 통제'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CBDC가 출시되면 현금이 점차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정 관리가 어렵지 않게 된다"며 "결국 자금은 정부의 전체주의적 통제로 소유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CBDC를 통한 자유주의 경제 시스템 침해는 정치계에서도 주된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 내 CBDC 금지 의지를 밝히며 CBDC 금지 조항을 내세운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CBDC를 시민들의 경제 주권 침해 도구로 해석하고 이를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BDC는 정부가 미국인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수단이다"며 "CBDC를 통해 중앙은행은 무소불위의 힘을 얻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자유를 박탈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CBDC를 통해 국민들의 경제적 주권을 박탈하려는 시도로부터 플로리다 시민들과 기업을 지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높여 현 정부의 CBDC 개발을 비난하고 나섰다.
공화당 톰 에머 하원의원은 지난 2월에 미국 국민들의 통화 주권을 강조하며 CBDC 발행·유통 제한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의 CBDC 도입 반대 행보는 현재 CBDC 개발과 동시에 페드 나우 도입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움직임과도 상반된다.
CBDC 논란과 함께 페드나우 서비스의 특성과 잠재적인 CBDC와의 관계성은 당분간 논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