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ETH 출금 허용 '샤펠라' 업그레이드 성공
스테이킹된 1810만개 ETH 중 17만개 만이 인출 요청
"인출 허용에도 대규모 매도 당분간 없다" 관측 지배적
이더리움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ETH) 인출을 허용하는 첫 업그레이드, '상하이·카펠라(Shanghai and Capella)'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더리움 재단은 1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성공했다"며 "이제 인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물량 인출을 허용하는 업그레이드로 물량 인출에 따른 대규모 매도, 그리고 이로 인한 이더리움의 가격 하락 여부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였다.
# "2년 만의 물량 인출 허용에도 대규모 매도 없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샤펠라 업그레이드 후 이더리움의 급격한 가격 하락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많은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 급격한 가격 하락을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가 제시한 정보에 따르면 샤펠라 업그레이드에 따라 인출이 요청된 이더리움 물량은 약 17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 전환 후 총 약 1810만개의 물량이 예치된 것에 비하면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네트워크에 참여한 전체 검증인 56만2717명 중 물량 인출을 요청한 검증인은 0.6%에 불과한 3614명 뿐이다.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전환 후 약 2년만에 물량 인출이 처음 허용됐음에도 매우 소규모의 검증인과 물량 만이 인출을 택한 것이다.
# 원인은 매력적이지 못한 ETH 가격과 만연한 뱅크런 공포
전문가들은 저조한 물량 인출의 원인으로 높은 거래 수수료에 따른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거래량 감소를 지목했다.
디파이 연구 업체 '디파이 라마(Defi Lama)'의 지난 주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기반 DEX의 거래량은 약 6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 최고치 대비 84% 감소한 수치를 보인 것.
타 네트워크 기반 DEX 역시 평균 약 60%에 달하는 거래량 감소를 보였지만 이더리움의 감소량은 가시적이다.
이더리움의 거래 수수료가 타 네트워크 대비 높게 치솟자 DEX를 사용하는 거래자들이 '이더리움 킬러' 진영을 표방한 타 프로젝트의 DEX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DEX 경쟁에서 다소 밀린 이더리움의 가격이 인출 후 매도할 만큼 매력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것.
또다른 원인으로는 만연한 뱅크런 공포가 지적되었다.
세계 4대 회계 컨설팅법인 중 하나인 언스트앤영의 폴 브로디 블록체인 총괄은 "많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을 은행처럼 집중화된 거래소의 수탁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만연한 뱅크런 공포로 투자자들이 거래소 월렛에 이더리움을 예치하는 것보다 네트워크 스테이킹 참여를 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밝혔다.
이더리움은 13일 오전 10시 업비트 기준 25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