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CEO "미국 떠날 수 있다…규제 명확성 부족"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4-19 11:17 수정 2023-04-19 11:17

"美 시장 잠재력 높지만 규제 명확성 없어"
CFTC와 SEC 규제기관 관할권 다툼도 지적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 명확성 부족을 지적하며 거래소가 미국을 떠날 수 있다고 암시했다.

19일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런던 핀테크 위크에 참석해 "거래소 이전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암호화폐의 중요한 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위해 필요한 규제 명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몇 년 안에 미국에서 규제의 명확성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 다른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암스트롱 CEO는 이날 영국과 미국의 규제 환경을 비교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금융행위감독청(FCA)이 단일 기관으로서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지만 미국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라는 별도의 기구가 있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CFTC와 SEC가 관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실제로 몇 주마다 CFTC와 SEC 위원장들은 서로 모순되는 성명을 발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 운영은 힘들다"며 "우리는 명확한 규정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SEC는 지난달 코인베이스 거래소에 '웰스 노티스(Wells Notice, 해명 요구서)'를 보내면서 사법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규정을 위반해 민사소송의 대상이 될 개인 및 기업에 해명을 요구하는 사전 통지서로 규제 기관이 회사에 대한 소송 절차 돌입을 알리는 의미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측은 "SEC가 증권법 위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상의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며 "SEC에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코인베이스의 암호화폐 자산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는 "명확한 기준 없이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규정했다"라며 SEC의 모호한 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코인베이스는 명실상부 미국 최대 거래소다. 코인베이스가 미국을 떠날 시 이는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가질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코인베이스뿐 아니라 실제로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 명확성 부족을 이유로 들며 미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이달 초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는 4월 말까지 미국 내 서비스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비트렉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리치 라이는 "비트렉스의 서비스 중단은 규제 불확실성과 미국 규제 당국의 합리적인 정책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엑스도 규제 문제로 인해 미국 내 서비스 중단 결정을 밝힌 바 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