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관할권 주장하는 만큼 산업 규제안 제시하라"
코인베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게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 지침을 요구하고 나섰다. 명확한 규제 지침이 주어질 시 이를 준수하며 미국 내 사업을 이어갈테니 명확한 규제 지침만 내려달라는 것.
폴 그로월 코인베이스 법률 총괄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에 SEC의 직무 집행 문서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법원이 요구하는 추가 자료를 제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직무 집행 문서는 규제 기관이 답변의 의무를 가진다.
코인베이스가 직무 집행 문서를 통해 SEC에 요구하는 바는 간단하다. 권위를 활용한 규제 집행 전에 준수할 규제안을 내려달라는 것.
그런만큼 코인베이스가 요구하는 SEC 직무 집행 문서는 사실상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 지침이다.
앞서 4월, SEC는 코인베이스에 '웰스 노티스(Wells Notice, 해명 요구서)'를 통보하며 사법 제재를 예고했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SEC의 부조리를 지목, 지난해 7월 코인베이스가 SEC에 명확한 규제 지침 제시를 요청하는 공식 요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해 이미 준수할 규제 지침을 요구했었으나 이를 무시한 뒤 돌연 규제 집행을 실행하는 SEC의 행동이 부당하다는 주장에서다.
SEC는 코인베이스의 규제 지침을 요청에 "코인베이스는 정부 기관에 특정 행위를 의무화하는 권한이 없다"며 "산업 규제 지침에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는 답변을 밝힌 바 있다.
사실상 SEC가 코인베이스의 요청을 무시하자 코인베이스 역시 추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SEC가 SEC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법원을 통해 SEC의 첫 답변이 충분한 답이 못했으며 SEC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
이는 미국 내 산업을 지속하겠다는 코인베이스의 의지로도 해석된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SEC의 미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공표한 상태다. 그런만큼 코인베이스가 탄원서 제출을 통해 SEC를 압박하며 미국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코인베이스와 리플을 비롯한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넘어 미국 정계에서 조차 SEC, 특히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럼에도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산업에 증권법을 적용하면 된다"는 답변과 함께 규제기관으로서의 권위를 앞세워 암호화폐 기업들의 목소리를 찍어누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