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철회·규제 명확화로 정책 급선회, 트럼프 체제서 방향 전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의장 퇴진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게리 겐슬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1월 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직에서 사임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암호화폐 산업에 적대적이던 겐슬러를 취임 첫날 해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공언한 바 있다.
겐슬러 재임 기간 SEC는 암호화폐를 증권법 위반 대상으로 폭넓게 해석하며 집행 중심 정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리플 랩스가 후원한 정치 행동 위원회(PAC)를 포함한 업계 자금이 2024년 미국 선거에서 친암호화폐 후보 지원으로 이동했다.
겐슬러 사임 직후 트럼프는 마크 우예다(Mark Uyeda) SEC 위원을 의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후 SEC는 기존 정책을 빠르게 뒤집으며 암호화폐 관련 조사와 소송을 잇달아 철회했다.
지난 2월 SEC는 2023년 제기한 코인베이스 민사 소송을 공식 철회했다. 이후 로빈후드 크립토와 유니스왑 랩스에 대한 조사도 종료됐다. 지난 3월에는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가 SEC가 2020년 제기한 항소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후 폴 앳킨스를 SEC 의장으로 지명했고 그는 지난 4월 상원 인준을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암호화폐 산업의 밀접한 관계가 규제 완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와 그의 가족은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지지했으며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는 개인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했고 그의 아들들은 암호화폐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출범시켰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지난 6월 기준 암호화폐 사업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SEC는 금융 프라이버시, 암호화폐 보관, 토큰화, 분산 금융을 주제로 한 일련의 암호화폐 원탁회의를 개최하며 규제 명확성 확보에 나섰다. 다만 핵심 규제 방향은 미국 의회가 논의 중인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CLARITY 법안은 지난 7월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최근 코인베이스의 입장 변화로 상원 논의 일정도 연기됐다.
정치적 균형도 크게 바뀌었다. 겐슬러와 하이메 리자라가는 지난 1월 동시 퇴임했고 캐럴라인 크렌쇼는 올해 1월 임기 종료 후 SEC를 떠났다. 현재 SEC에는 민주당 위원이 없는 상태다.
공직에서 물러난 겐슬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슬론 경영대학원으로 복귀해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BTC)을 여전히 투기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