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예산 갈등·지정학 불안 겹치며 시총 1,000억 달러 증발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하루 만에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6시간 30분 만에 2조 9,000억 달러에서 2조 8,800억 달러로 감소했으며, 상원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자금이 포함된 예산안을 차단하겠다고 경고한 점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미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연방 이민단속국을 관할하는 국토안보부 예산 개편을 요구하며, 관련 자금이 포함될 경우 예산안 처리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6일 "국토안보부 자금이 포함된 예산안에는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BTC)은 24시간 기준 3.4% 하락한 8만 8,106달러를 기록했고,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5.3% 떨어진 2,925달러로 낙폭이 더 컸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급증했다. 게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3억 6,000만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3억 2,400만 달러가 롱 포지션이었다.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반영한 예측 시장 지표도 급변했다. 칼시와 폴리마켓에서는 1월 31일까지 미국 정부가 부분 폐쇄에 들어갈 확률이 최대 80%까지 상승했으며, 칼시 기준 해당 확률은 하루 만에 10% 미만에서 78.6%로 급등했다.
시장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도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캐나다산 제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국은 이란과의 긴장 속에서 중동에 군함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사례 역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2023년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어진 43일간의 미국 정부 셧다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은 당시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겪었으며, 같은 시기 금 가격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27일 기준 20점을 기록하며 6일 연속 '극심한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시장 분석업체 산티멘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매 투자자 자금이 이탈하는 반면 전통 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