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크로 이슈에 불안심리 확산…하락세 지속 전망
암호화폐, 美 나스닥과 커플링…2만 달러 초반대 분석도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전날대비 9%급락했다. 지난해 11월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글로벌 매크로경제가 불확실해지며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에 암호화폐 하락세가 커지고 있다.
10일 오전 8시 3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111만 원이다. 동시간 코인마켓캡에서는 3만 7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20일 3400만 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점이다. 최근 몇달간 주식시장과 동조화(커플링)되며 위험자산으로 간주된 것도 암호화폐가 하락한 원인 중 하나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S&P 500 지수는 3.20%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9% 급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5월 초, 연준이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발표하며 위축돼 있던 투자심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에 더욱 움츠러들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 "서방의 공세에 선제적 대응을 취한 것"이라며 전쟁 책임을 서양 세력으로 물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되며, 이후 암호화폐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분석가들도 러시아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자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트위터 암호화폐 분석가 '넌야 비즈니즈(Nunya Bizniz)'는 지난 8년간의 비트코인 그래프를 분석하며 전날 하락세 이전에 높은 매도 가능성을 전했다. 그는 "분석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만989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암호호폐 전문 매체 AMB크립토는 비트코인이 2만9000달러선까지 하락하면 금세 2만1584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 분석가 인드라시시 미트라(Indrashish Mitra)는 "투자자들은 3만달러까지 폭락할 상황을 대비해야 하며, 2021년 5월과 7월에 형성된 트리플 탑으로 시장 조성자들이 매도세를 모으기 위해 2만9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시장의 약세에 미국 암호화폐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는 비트코인이 2만80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Santiment)의 백테스트에 따르면 10~15% 사이의 하락은 보유자가 매도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축적하기 좋기 위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키를 잡고 있는 사람이 없어진 시장에서 기댈 곳은 시장의 기본 원칙인 수요와 공급이라고 분석했다. 수요가 없으면 푸틴의 기세를 올려준 유가도 하락하며, 근로자들의 노동시장 복귀,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의 임금상승 둔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소비가 줄며 상품발 인플레이션도 잠잠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중간에 이같은 상황을 완화시켜 줄 마에스트로가 부재하기 때문에 앞길이 험난할 순 있어도,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황은 시간이 흐르면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건주 기자 k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