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사법부 등 암호화폐 전담 규제기관 CFTC가 적합
개리 겐슬러, 밥그릇 싸움서 뒤쳐져…"PoS 코인은 증권"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가 미국 정치권으로부터 암호화폐 산업을 감독할 주요 규제기관으로 지정, 현재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CFTC의 로스틴 베넘(Rostin Behnam) 위원장은 1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농업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CFTC가 암호화폐 산업 규제기관으로 준비를 해야한다는 조언이 있었다"며 "이에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넘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현 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암호화폐) 변동성은 시장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이를 통한 시장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CFTC는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위한 명확한 규제안 설립에 몰입하고 있다"며 "CFTC의 전문성과 오랜 시장 규제 경력은 암호화폐 시장 감독에 적합한 규제기관으로 적절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베넘 위원장은 "미국 법원, 입법부 및 다수의 규제기관들이 CFTC의 신속한 암호화폐 규제안 설립에 적극적인 협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규제 전담 기관으로 효율적인 규제 시행을 위해 CFTC에게 추후 3년 동안 1억 1200만 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CFTC의 1년 예산은 3억 2000만 달러다.
시장에서는 베넘 위원장의 청문회의 발언을 종합할 때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감독권 분쟁에서 CFTC가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이와는 별개로 청문회에 참석한 미국의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 양보의 뜻이 없다"면서도 "지분증명(PoS) 암호화폐가 가진 투자 계약의 특성에 따라 이는 명백히 증권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갠슬러 위원장의 청문회 발언은 암호화폐는 SEC 중심의 규제가 필요하고 CFTC에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갠슬러의 발언이 이더리움(ETH)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한편, 미국은 현재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위한 여러 법안 초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어떠한 법안도 코인에 따른 특정 기관의 감독권 지정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코인 간 특징과 해석을 두고 CFTC와 SEC가 규제 영역 쟁취를 위해 '기싸움'을 이어가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