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구금 연장 결정한 몬테네그로 법원에 항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3-27 10:42 수정 2023-03-27 10:42

권도형 변호인 "모국어 통역 제공되지 않아…방어권 박탈"
국내 송환은 산 넘어 산…미국도 가세한 4개국 송환 경쟁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연합뉴스)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요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현지 법원의 구금 기간 최장 30일 연장 결정에 항소 의사를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의 변호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법원의 구금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해 정해진 기간 내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리치 변호인은 "내 의뢰인들은 모국어 통역을 제공받지 못하는 등 변호권을 박탈당했고, 그로 인해 형사고소 의혹에 대해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현지 법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권 대표와 측근 한모씨에 대해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 연장할 것을 명령했다.

몬테네그로 법률상 피의자 구금 기간은 최대 72시간이지만 법원은 권 대표 등이 싱가포르에 주거지를 둔 외국인으로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신원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에 권 대표 측은 피의자 신문에서 한국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은 점을 들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그가 영어를 이해한다는 점을 들어 이를 기각했다. 판사는 "피의자(권 대표)가 영어를 이해한다는 사실을 검사에게 확인했다"며 "영어 통역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언어 또는 자신이 이해하는 언어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피의자의 법적 권리는 존중됐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권 대표의 국내 송환에 관해서는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이 공문서위조 등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고 권 대표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싱가포르도 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그의 신병이 어느 국가로 인도될지 현재로선 불분명한 상태다.

앞서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도주를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권도형과 한창준이 문서 위조 범죄 혐의로 체포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검찰청으로 이송됐다"며 "이들은 두바이행 항공편 편 여권 심사 중에 위조 문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