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먼 연설' 모호함에 모두가 기다렸던 '그날', 다소 허무한 결과 남겨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6-14 10:09 수정 2023-06-14 10:09

우여곡절 끝 공개에도 법적 근거 없는 ETH 증권 평가에
XRP, 7% 반등 후 다시 '조정'…XRP 커뮤니티 좌절케 해
'힌먼 연설' 가치 두고 소송 결과 예측, 엇갈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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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먼 연설'이 13일 공개된 가운데 힌먼 연설이 갖는 모호성에 리플(XRP)이 일시적 반등을 보인 후 다시 조정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힌먼 연설은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 판결에 중대한 증거 자료로 평가받는다.

윌리엄 힌먼 전 SEC 국장이 '탈중앙성'을 이유로 이더리움(ETH)의 증권성을 부인했던 자료로써 리플에게도 유사한 논리가 적용되어 리플 역시 증권 혐의를 벗을 수 있다는 논리다.

리플사가 13일 마침내 힌먼 연설을 공개했다. 공개 여부가 공개 직전까지 미지수에 빠지며 리플 커뮤니티를 불안케 했지만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송 판결의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였던 만큼 힌먼 연설 공개와 함께 리플은 순식간에 7%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 그 역시 기다림의 가치를 강조했던 '그날', 다소 허무한 결과 남겨

힌먼 연설이 공개되었다는 사실이 모두가 기다렸던 '그날' 일어난 전부였다.

힌먼 연설이 '하위 테스트'나 명확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정했던 사안이 모두의 기대감을 소화(消火)시켰다.

힌먼 연설에서 힌먼 전 국장이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부인한 주요 이유는 탈중앙성이다. 충분히 탈중앙화되었다면 증권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힌먼의 해석은 정확한 증권법 적용이 부재했을 뿐만 아니라 증권 판별 기준인 하위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정확한 법률적 근거없이 내린 결정이기에 법률에 근거한 소송에서 중대 자료로 큰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적용된 것.

리플의 가격은 7% 반등을 보인 뒤 다시 조정을 받아 가라앉았다.

"18개월의 기다림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의 주장이 다소 허망하게 종료되는 밤이었다.

# "힌먼 연설, SEC의 부조리 보여줬다"

힌먼 연설은 그 자체로 SEC의 논리 부족과 부도덕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변호인은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SEC는 힌먼의 개인적 의견을 SEC의 규제 지침인 것 처럼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SEC가 내부에 명확한 법적 근거없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했으며 힌먼 연설이 바로 그 자료라는 주장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힌먼 연설이 그 자체로 SEC의 부도덕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규제기관이 명확한 법적 기준과 테스트없이 시장에 큰 카오스를 불러일으킬 결정들을 이어왔다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행보다"고 서술했다.

# 힌먼 연설, 소송 판결에 어느정도의 가치 지닐까?

힌먼 연설이 소송 판결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리는 듯 하다.

힌먼 연설이 공개 직후 다소 허망한 결과를 보이며 힌먼 연설이 기대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평가가 시장에 가득하다.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존 디튼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힌먼 연설은 SEC의 무능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한 반면 "힌먼 연설이 소송에 미칠 결과는 미지수"라는 멘트를 남겼다.

하지만 힌먼 연설 공개가 남긴 허망한 결과에도 리플의 경영진과 변호인들은 이 증거 자료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뉘앙스다.

힌먼 연설이 SEC의 법적 근거를 담은 자료가 아니라는 사실이 '양날의 검'이라는 논리다.

알데로티 변호인은 "암호화폐의 하위 테스트 적용 여부와 이에 수반되는 모호함에 대한 논의가 SEC에 있었으나 힌먼은 이를 무시했다"고 언급, SEC가 규제기관으로서 정확하게 법에 근거한 규제 집행을 실행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규제기관으로서 법을 준수하지 않았기에 SEC의 기소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