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이어 '현금 정산 구조' 낙점한 두 번째 사례
ETF 정산자금 마련 위해 보유 비트코인 처분 추진
BTC 처분시 발생할 세금, 전액 그레이스케일 부담
향후 승인될 ETF 대부분 '현금 정산' 원칙 따를 듯
그레이스케일이 곧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받게 될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정산 구조 주체로 비트코인 현물 대신 현금을 택할 전망이다.
그레이스케일은 17일 공식 X 계정에 다수의 글을 게재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과정에서 기존 GBTC 투자자들에게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현재 GBTC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법률 검토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탁된 비트코인 보유분을 처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세금의 처리 절차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결과 GBTC 신탁 비트코인 현물을 처분한다고 해도 GBTC 투자자들에 납세 의무가 돌아가지 않는다"며 "GBTC는 다른 뮤추얼 펀드 또는 현물 자산 기반 ETF와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신탁 비트코인 현물 처분으로 인한 납세 대상은 오로지 신탁자인 그레이스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표를 종합해서 해석하면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위해 GBTC 신탁를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을 처분하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에 따른 납세 과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이 이미 보유한 신탁 비트코인 현물을 처분하는 이유는 그레이스케일이 향후 ETF 정산 때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을 처분하는 과정은 자산 양도·판매로 간주되기 때문에 세금이 발생한다. 결국 자산 양도 관련 세금을 투자자들에 전가하지 않고 그레이스케일이 모두 부담하는 것이다.
앞서 블랙록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공식 회담 자료에 따르면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현금 정산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했다. 이후 블랙록이 신청서 수정안을 통해 현금 정산 구조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설계함에 따라 시장 안팎에서는 추후 출시될 비트코인 현물 ETF가 사실상 현금 정산 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레이스케일이 출시를 예고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존 비트코인 펀드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한 투자상품이다. GBTC가 수년간 수많은 투자자들을 보유해온 만큼 그레이스케일은 GBTC의 구조 변화가 GBTC 투자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블랙록과 그레이스케일이 잇달아 현금 정산 구조를 사실상 낙점하면서 앞으로 승인될 비트코인 현물 ETF도 대부분 현금 정산 구조를 택하게 될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해석이 우세할 전망이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