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정식 승인 안 났지만 앞다퉈 수수료율 낮추기 경쟁
피델리티, 거래 수수료율 0.39% 책정…업권 최저 수준
인베스코 갤럭시, 출시 이후 최초 6개월간 수수료 '0원'
비트코인의 제도권 금융 상품 전환 사례로 꼽히게 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식 승인이 오는 10일 즈음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식 상품이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자산운용사 간 고객 유치전은 물밑에서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ETF 승인을 기다리는 자산운용사들이 ETF 투자자들에게 받는 거래 수수료율을 경쟁적으로 낮게 책정하며 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를 던지기 시작했다.
3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각종 외신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출시를 준비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의 거래 수수료율이 0.39%로 책정됐다.
인베스코 갤럭시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수수료율을 0.59%로 매기고 아크 인베스트먼트-21셰어즈는 현물 ETF 거래 수수료로 0.8%를 책정한 것을 고려하면 피델리티가 책정한 수수료율은 업권 내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인베스코 갤럭시는 출시 후 최초 6개월간 투자자들에 한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겠다는 파격적 '당근'까지 내놨다.
현재 블랙록, 비트와이즈, 위즈덤트리, 반에크 등의 자산운용사도 SEC에 ETF 승인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이들 운용사의 ETF 투자 수수료율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자산운용사들의 거래 수수료율 인하 경쟁은 수십년에 걸쳐서 미국 금융 시장에서 나타났던 운용사 간의 고객 유치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수수료율은 시중에서 거래 중인 ETF들의 전체 평균 수수료율에 비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지난해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ETF의 평균 수수료율은 0.55%이지만, ETF에 투자된 금액 규모에 따라 가중평균을 낼 경우 수수료율이 0.17%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은 1월 10일 안팎의 시점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9일까지 총 13곳의 자산운용사가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서를 냈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중 SEC가 일부 자산운용사에 승인 관련 사전 통보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