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측 요구 반박하면서도 20억달러 부과 주장은 접어
스스로 벌금 규모 낮춘 SEC…소송전 승기 리플 쪽으로?
SEC "위법 기업 제재 위해 민사처벌법 따라 벌금 책정"
리플과 오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에 요구한 벌금 제시액 규모를 20억달러(한화 약 2조7680억원)에서 1억260만달러(한화 약 1420억)로 낮췄다. 1억260만달러의 벌금으로 오랜 공방을 마무리하자는 것이 SEC 측 주장이다.
SEC가 15일 미국 법원에 제출한 공식 서류에 따르면 SEC는 과거 20억달러의 벌금형 납부를 거부한 리플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SEC는 "리플의 요구에 오류가 있고 리플은 실정법을 위반한 채로 현재 운영 중인 기업인만큼 민사처벌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 5월 리플은 20억달러의 벌금 납부를 주장한 SEC의 요구에 반박하며 약 1000만달러 미만의 벌금만 내겠다고 제안했다. 과거 증권법 위반 기업에 대한 벌금 규모가 기업 매출액의 약 0.6~1.8%에 불과했기에 20억달러의 벌금은 과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리플은 최근 테라폼랩스와 SEC 간의 소송 합의 사례를 지목했다. 테라폼랩스에게 부과된 약 45억달러의 벌금은 투자자들에 대한 채무 상환과 영구적 기업 운영 중단을 조건으로 제시된 금액이며 테라폼랩스에게는 명백한 사기 혐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플과 테라폼랩스는 서로 다른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SEC는 리플의 주장을 반박했다. 리플은 테라폼랩스와 달리 지속적인 기업 운영 의지를 밝히고 있고 이에 따라 증권법 위반 사례가 추가될 수 있는 만큼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리플의 주장보다 무거운 벌금이 책정되어야 한다 논리를 펴면서 "민사처벌법의 목적에 따라 리플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오랜 관심사인 SEC-리플 간 소송전은 리플 쪽으로 승기가 기우는 분위기다. 벌금 20억달러 부과를 주장했던 SEC가 벌금 제시액을 스스로 줄인 것이 그 증거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와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리플사의 소송 종료 시점을 올해 여름으로 예측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