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둔화·통합 가속
미국 통화정책의 완만한 전환과 암호화폐 산업 내 구조조정 전망이 맞물리며 비트코인(BTC) 가격 조정과 업계 전반의 재편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비트코인은 8일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약 45%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 가격 변동이 아닌 거시 환경 변화와 산업 구조 성숙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거시 측면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영향을 주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린 알든(Lyn Alden)은 8일 공개한 투자 전략 뉴스레터에서 연준이 급격한 양적 완화가 아닌 점진적인 통화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총 은행 자산이나 명목 국내총생산과 유사한 속도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알든은 이러한 정책 환경이 과거처럼 자산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리기보다는 제한적인 유동성 공급 아래에서 자산 선별을 강화하는 국면을 만든다고 평가했다. 이는 변동성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 내부에서는 통합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의 최고경영자 톰 파를리(Tom Farley)는 8일 CNBC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대규모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통 금융 거래소 업계에서 경험한 통합 흐름이 암호화폐 산업에서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를리는 과거 고평가된 기업 가치가 통합을 지연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출 규모가 작고 성장성이 제한적인 프로젝트들이 과거 수준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며 독립을 유지해 왔지만 이러한 기대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사업 기반이 약한 프로젝트들이 대형 기업에 흡수되거나 정리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 국면이 이러한 산업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유동성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형 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구성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단순한 시장 약세라기보다 통화 환경 변화와 암호화폐 산업 성숙 과정이 동시에 반영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가 보다 집중되고 정제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