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원의 코인읽기]美 규제당국의 스테이블코인 때리기는 시장 성숙화 가져올 대형 호재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2-18 11:05 수정 2023-02-18 11:05
# 갑작스레 들어닥친 BUSD發 '스테이블코인 공포'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규제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때리기'로 큰 혼란에 빠졌다.
이번 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 등 미국의 주요 규제기관들이 돌연 세계 3위의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 USD(BUSD) 공격에 나선 것.
NYDFS가 BUSD의 발행사 팍소스의 재무 건전성을 지적하며 갑작스레 BUSD의 발행 중단을 명령했다. 이어 몇일 뒤 SEC가 BUSD를 '미등록 증권'으로 분류해 처벌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렇듯 BUSD가 미국 규제기관으로부터 연달아 포화를 때려맞자 시장은 초 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암호화폐 거래의 기축통화로써 암호화폐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스테이블코인, 그 중 큰 축을 담당했던 BUSD가 순식간에 발행이 중단되는 모습을 보이자 "설마 재도? 그럼 나도?"하는 긴장감이 시장을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던 페이팔 역시 이번 주 돌연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중단 소식을 밝혔다. 블룸버그와의 13일 인터뷰에 나선 페이팔 대변인은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규제기관과의 협력 문제로 현재 작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말했다.
# 시장 공포 무시한 채 급등한 코인
BUSD를 필두로 시작된 스테이블코인 공포가 시장을 짓눌렀던 이번 주, 아이러니하게도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BUSD의 위기는 바이낸스의 위기고, 이는 시장의 하락을 의미한다"며 '시장하락(숏)'에 베팅하던 이들을 비웃 듯 비트코인(BTC)은 순식간에 2만5000달러를 돌파했고 많은 알트코인들이 5% 이상 상승했다.
"BUSD 이후 다음 타겟은 누구일까?"라는 공포 속에도 시장은 급등 후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규제가 '시장 죽이기'가 아닌 '시장 키우기'에 초점을 맞춘 행동이며 이를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장의 번영기' 만든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의 법정통화이자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를 지닌 채 블록체인을 머금은 새로운 금융도구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잘 규제해 활용할 시 이는 달러의 패권을 강화함과 동시에 '크립토'라 불리는 새로운 자산시장을 성숙한 모습으로 기존 자산시장에 편입시킬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지난해 7월, '미 달러의 국제적 역할' 회의를 통해 이와 같은 메세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연준은 해당 회의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개발이 글로벌 기축 통화로써 달러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달러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가 단기적으로 달러의 패권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달러와 연결된 암호화폐 서비스를 잘 개발할 경우 도리어 달러의 패권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서술했다.
지난해 '루나 사태'와 'FTX 사태'로 인해 미국 규제당국은 명백한 규제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국 입법부는 공약을 이행하듯 올해들어 암호화폐 통합 규제안 완성에 박차를 가해왔으며 이로 인해 최근 다수의 규제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게 발의되는 암호화폐 규제안의 주요 핵심 안건은 단연 스테이블코인과 중앙화 거래소(CEX) 규제다.
결국 암호화폐 산업 규제화의 원년이 될 올해, 스테이블코인의 규제화와 이로 인한 단기적 공포는 암호화폐 시장이 불가결하게 거쳐야하는 관문인 것이다.
미국 규제당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암호화폐가 정식 자산으로 인정받는 제도화의 마지막 단계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