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먼 연설' 앙꼬없는 찐빵이라고?…리플사 '기소 무효' 가능성 높아졌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6-14 16:07 수정 2023-06-14 16:39

공개 직후 폭등 후 급락…개미 투자자 실망감 표출
전문가들, SEC 규제 명확성 제공 못해 리플사 유리

출처=U.S. Legal and Regulatory News for Digital Assets Holders
출처=U.S. Legal and Regulatory News for Digital Assets Holders
'힌먼 연설'이 13일 리플사에 의해 세상에 공개되며 많은 '후폭풍'을 남겼다.

힌먼 연설 공개는 그 자체로 리플사의 토큰 XRP의 반등을 만들었다. 공개 당일인 13일 밤 XRP는 약 7% 급등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

공개된 힌먼 연설이 리플사에 유리한 판결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투자자들은 힌먼 문서가 'XRP가 증권이 아니다'는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가득차 있다.

힌먼 연설은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 판결에 중대한 증거 자료로 평가 받아왔다. 윌리엄 힌먼 전 SEC 국장이 '탈중앙화'를 이유로 이더리움(ETH)의 증권성을 부인했던 자료다. XRP 투자자들은 SEC와 증권 판별 소송 중인 리플에게 유리한 증거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힌먼 연설은 커뮤니티에서 큰 실망감을 만들었다. 힌먼 연설이 SEC의 명확한 과거 법리적 해석을 담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인, 소송 판결에 결정적 증거 자료가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된 힌먼 연설을 자세히 분석하면 리플사에 유리한 판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힌먼 연설이 불명확한 SEC의 기소 논리를 담고 있어서다.

힌먼 연설에 담긴 숨은 의미는 SEC의 수장인 게리 갠슬러가 주장하는 '법은 명확하다'가 아닌 '법은 불명확했다'로 귀결된다. 힌먼 연설을 위한 각 부서의 혐의 과정에서 밝히고 있는 주석을 살펴보면 코인이나 토큰이 증권성 여부의 명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 힌먼이 연설을 하기 전 SEC 직원 19명은 연설문을 확인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힌먼 연설 공개 후 13일 트위터를 통해 '#ETHGATE(이더게이트)'라는 트렌드 키워드가 많은 이들에게 공유됐다. 커뮤니티 내 루머로 떠돌았던 이더게이트가 힌먼 연설 공개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 이더게이트는 힌먼 전 국장이 힌먼 연설을 남긴 2018년 당시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조사하기 위해 19명의 SEC 직원과 함께 이더리움 재단에 직접 전화 했던 사건이다.

힌먼 연설을 통해 공개된 주요한 사실은 SEC가 증권법에 기인한 명확한 법리적 해석없이 리플사를 증권법 위반으로 기소했다는 사실이다. 힌먼 연설을 통해 SEC는 '하위 테스트'를 적용했으나 모호함을 발견, 추가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를 방증한다.

SEC가 하위 테스트를 통해 명확히 이더리움을 증권이 아니라고 판별했다는 공식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힌먼 연설은 갠슬러 위원장이 최근 증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코인이나 토큰들이 명확한 증권법에 근거했다는 주장을 '거짓'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힌먼 연설이 공개되기 직전, 리플사는 SEC와의 약식 판결 요청 거부 의사를 밝힌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다.

리플사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SEC와 기나긴 재판을 이어오면서 약 2억달러(한화 약 2649억원)를 지출했다.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소송의 조기 종료를 기다린다. 이런 리플사가 약식 판결을 거부한 것은 숨은 속내가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리플사가 힌먼 연설 공개 직전 SEC와의 약식 판결을 거부한 것은 소송 결과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힌먼 연설이 SEC의 명확하지 못한 기소 논리를 꼬집는 중대한 증거 자료로 기소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 무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