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증권, 증권법 적용 받아야"
"新 규제안, 증권법과 상충돼 증권법 권위 훼손할 것"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규제에 증권법 적용을 주장했다.
미국 하원에서 29일(현지시간) 주최한 2024년 미국 하원 예산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겐슬러 위원장은 증권과 암호화폐 유사점에 근거해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 증권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이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 증권법 활용을 주장하는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증권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에 증권으로 분류되는 자산에 새 규제안을 적용할 경우 존속하던 증권법과 상충되며 증권법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 입법부는 지난해 FTX 붕괴 사건으로 정점을 찍은 암호화폐 시장 피해를 명분으로 암호화폐 통합 규제안 설립에 나서고 있다. 이 움직임을 지목한 겐슬러 위원장은 새 규제안이 증권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법은 암호화폐 시장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활동을 규제할 수 있다"며 암호화폐와 증권이 특성상 갖는 공통점에 따라 새 규제안은 의도치않게 증권법을 훼손하는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EC는 이미 정부 기관의 감독과 허가를 통해 권위를 인정받은 전문 규제기관으로 증권의 정의를 내리는 곳이다"며 "현재 입법을 진행 중인 새 규제안이 완성될 경우 많은 조항이 증권법을 위반하는 사례를 만들고 SEC의 권위를 훼손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갠슬러 위원장은 SEC를 암호화폐 전담 규제 기관으로 주장하며 더 많은 인력 채용을 위한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은 불법이 난무하는 서부 개척시대와 같다"며 "적절한 규제에 따른 업계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규제 기관의 자원,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SEC의 직원을 현재 4685명에서 5139명으로 증원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추가 자원을 요청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들을 상대로 진행한 규제 집행 조치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거부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청문회 말미에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명백히 증권이기에 미국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거래를 제공하는 해외 기업은 미국 증권법을 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