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연방위원회·대통령 서명 거쳐 실효 예정
러시아 하원 '두마'가 12일 3차 독회를 통해 러시아 CBDC 디지털 루블의 상용화를 다룬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디지털 루블 상용 법안은 상원과 연방 위원회,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러시아 내 상용화될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는 6월 말, 디지털 루블 상용 법안을 통해 CBDC 생태계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시했다. 해당 법안은 CBDC 시장을 위한 '플랫폼', '참여자', '사용자' 등 핵심 용어를 정의함과 동시에 CBDC의 러시아 내 활용과 유통에 대한 전반적인 법적 지침을 담았다.
수차례 독회를 마친 법안이 러시아 하원에서 마침내 통과된 것.
법안에 따르면 디지털 루블의 발행 주체와 감독, 담당 규제 기관은 모두 러시아 중앙은행이다.
디지털 루블 상용 법안은 사용자에게 디지털 루블 저축 계좌 계설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과 함께 기업 고객에게 약 0.3%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그런 만큼 디지털 루블 상용 법안은 디지털 루블을 철저히 러시아 내수 결제용 화폐로써 묘사했다.
러시아는 암호화폐와 관련돼 매우 명확한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20년 10월, 첫 디지털 루블 발행 의사를 밝힌 뒤 약 3년 간의 개발과 실험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디지털 루블과 과련된 법안을 마련해왔다.
반면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된 이후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9월 국제 무역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크립토 무역'을 선언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크립토 무역의 경우 민간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국제 무역에 사용되는 암호화폐는 디지털 루블이 아닌 타 암호화폐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러시아 내 결제 수단으로 타 암호화폐 결제 금지를 선언한 만큼 "국제 무역에는 암호화폐, 내수 결제에는 디지털 루블"이라는 공식은 더욱 공고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