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 대금 중 일부, 中 위안화 사용한다"
BRICS의 달러 도전 선언 후 '탈달러' 가속화
방글라데시와 러시아가 위안화로 무역 거래를 추진하며 '탈달러'의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방글라데시 재무부는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사 '로사톰'과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대금 중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로사톰과 체결한 계약은 방글라데시 내 두 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이다.
이 계약은 28년의 대출 상환 기간과 10년의 유예 기간 조건을 가진 장기 계약이지만 거래액이 126억5000만달러(한화 약 16조6904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두 국가가 이 계약금 중 일부인 3억1800만달러(4197억원)의 자금 결제를 위안화로 거래하는데 동의한 것.
우탐 쿠마르 카마커 방글라데시는 재무부 고위 관료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결제 대금으로 루블화를 원했지만 우리에게 이는 불가능한 옵션이었기에 위안화로 상호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로사톰이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2024~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140㎞ 떨어진 파드마 강변에서 건설 중이다. 건설비의 90%는 방글라데시가 러시아 정부의 차관으로 조달했다.
한편 방글라데시가 초대형 계약의 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선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방글라데시가 필연적으로 탈달러를 선언, 위안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방글라데시의 위안화 결제 결정은 방글라데시의 통화 가치가 가치를 잃고 외환 보유고가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에너지 수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서술했다.
탈달러의 움직임은 최근 BRICS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BRICS는 러시아와 브라질이 에너지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적극적인 '탈달러' 의사를 나타냈다.
이를 대변하듯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3일 상하이의 신개발은행(NDB) 행사 연설에서 "나는 왜 모든 국가들이 무역에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해야 하는 가에 되묻곤 했다"며 "개발도상국들은 달러를 버리고 자국 통화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아닌 BRICS 소속국들이 자체적인 화폐로 무역 거래를 시행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개발은행은 BRICS가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항해 세운 BRICS 대표 금융기관이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