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집행력, 명백한 범죄 행위에 집중해야"
"리플 판결, 암호화폐 법적 명확성 제공해 줄 것"
리치 토레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에게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당국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19일 토레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겐슬러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집행에 의한 암호화폐 규제로 인해 그간 법정에서 끔찍한 날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리플(XRP) 사건에 대한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SDNY)의 판결에 따라, 미 SEC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무모한 규제 공격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토레스 의원은 서한을 통해 SEC가 규제 집행력을 암호화폐에 관련된 명백한 사기 범죄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 SEC가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면서 "위원회의 집행력이 사기, 시장 조작, 고객 자금 유용과 같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명백한 나쁜 행위자'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은 리플랩스와 미 SEC의 소송에서 "리플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될 때는 증권으로 봐야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될 때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약식 판결했다.
리플 소송은 지난 2020년 12월 미 SEC가 2013년 진행된 리플랩스의 암호화폐 XRP 판매를 증권법 위반으로 기소하며 시작됐다. 리플 측은 2013년 당시 SEC가 명확한 증권법 위반 여부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고 약 30개월간 소송전을 벌여왔다.
판결에서 리플랩스의 기관 대상 판매가 증권을 판매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XRP는 증권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시장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토레스 의원은 이번 판결이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된 혼돈 속에서 '법적 명확성'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을 판사의 이름을 딴 '토레스 독트린(Torres Doctrine)'으로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토레스 독트린을 통해 금융 규제 기관의 법 제정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면서 "특히 이번 판결로 미 SEC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법적 근거가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미 SEC가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겐슬러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맡은 이후 급성장하는 산업에 대한 명확한 규제 지침의 부재를 강조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