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FTX 암호화폐 처분 계획 승인…우려 현실화에도 시장 '잠잠'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9-14 16:13 수정 2023-09-14 16:13

판사 "FTX, 암호화폐 등 원하는 자산 처분할 수 있다"
FTX 보유 자산 처분 승인에도 시장은 '고요한 횡보세'
시장 전문가 "'FTX 덤핑 공포',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출처=FTX
출처=FTX
미국 파산법원이 FTX의 보유 자산 처분을 승인했다. FTX는 이제 회생을 위해 총 약 34억달러(약 4조5169억원)의 암호화폐를 매주 최대 2억달러(2667억원)까지 매도할 수 있다.

폭즈비즈니스 기자 엘리노어 테렛은 14일 자신의 X 계정에서 FTX가 미국 법원으로부터 보유 자산 처분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테렛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파산법원의 존 도시 판사는 FTX가 회생을 목적으로 FTX가 보유한 자산 처분에 한해 전적으로 권한을 FTX에게 일임한다는 판결을 발표했다. 이에 FTX는 보유한 암호화폐 처분에 관해 매도, 스테이킹 유지, 보유 등의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앞서 8월 FTX 경영진은 기업 회생과 거래소 재개를 목적으로 법원에 보유 자산 처분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 11일 FTX 법무팀이 미국 파산법원에 제출한 처분 가능 자산 목록이 시장에 공개되며 시장은 '발작성 하락'을 연출했다.

FTX가 밝힌 내역에 따르면 총 약 70억달러(약 9조2995억원)의 처분 가능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약 절반에 속하는 약 34억달러의 자산이 암호화폐인 것으로 밝혀졌다. FTX가 법원의 승인을 얻을 경우 매주 2억달러의 매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해석이 더해지며 시장에서는 급격한 연쇄 하락이 시작됐다.

FTX가 대량의 암호화폐를 판매할 것이라는 'FTX 덤핑 공포'가 불과 이틀 전 시장을 휩쓸었음에도 현재 시장은 잠잠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FTX 덤핑 공포가 선반영됐고 FTX가 대량의 암호화폐를 쉽사리 매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을 붙이고 있다.

FTX 덤핑 공포가 그저 '기우'에 불과하다는 해석은 FTX가 가장 많이 보유한 암호화폐가 솔라나(SOL)이며 이미 FTX가 보유한 솔라나를 스테이킹하고 있어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FTX 법무팀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FTX가 보유한 암호화폐는 ▲11억6000만달러의 솔라나(SOL) ▲5억6000만달러의 비트코인(BTC) ▲1억9200만달러의 이더리움(ETH) ▲1억3700만달러의 앱토스(APT) ▲1억1900만달러의 리플(XRP)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반더포프는 14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FTX는 보유한 솔라나 중 대다수를 스테이킹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FTX는 처분할 수 있는 솔라나 물량을 벌써 대부분 청산한 것으로 보이기에 FTX의 덤핑에 따른 시장 하락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록이 공개된 시점 이미 FTX로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