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흥행 효과' 제대로 터졌다…전고점 향해서 고공행진
"BTC 현물 ETF 年자금 유입액, 1년 내 금 ETF UAM 돌파"
美 정부 셧다운·은행권 위기 재발·반감기·대선 이슈 등 주목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고 ETF 거래량도 반등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올랐다"며 앞으로의 시장 분위기를 낙관했다.
지난 28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초보다 48.9% 올랐다. 올해 첫날인 1월 1일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7100만원대 안팎에 머물렀고 이달 중순까지 7200만원선의 박스권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지난 26일부터 급등하더니 급기야 국내 거래가격 최고점 기록을 경신했다. 2021년 11월에 기록된 국내 거래가격 최고점 8270만원 기록은 지난 28일 오후 2년 3개월여 만에 깨졌다. 29일 오전 11시 기준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606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홍 연구원은 "하루 평균 비트코인 현물 ETF에 순유입되는 자금은 2억달러(한화 약 2671억원)이며 거래량이 평균 수치를 상회할 때는 시장 분위기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하루 평균 자금 유입량이 5억달러라면 1년에 1000억달러의 돈이 모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속도가 꾸준히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현재 약 900억달러 규모인 금 현물 ETF의 운용자산(AUM) 총 금액을 불과 1년 내에 추월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 초기 단계인 만큼 누적된 투자 희망수요가 많다"며 "자금 유입 규모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꾸준한 인기 외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성 이슈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과 전통 은행들의 사업 여건 변동, 4월 하순으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와 11월 대통령 선거 등을 꼽았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2단계 임시 예산안의 기한은 3월 첫 주이며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예산안 처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의 기능 폐쇄(셧다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기능이 멈춘다면 미국 정부의 재정 신용도가 떨어지게 되고 달러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홍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셧다운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8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일부 부처의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고 일부 예산에 대해서는 처리 시한을 지연하면서 셧다운을 모면키로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재발 가능성도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릴 호재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해 가동한 은행권 보호 조치는 오는 3월 11일로 만료된다. 이후부터 미국 은행권의 신규 대출은 중단된다.
홍 연구원은 "이로 인한 은행권의 유동성 이슈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 변수가 워낙 많은 만큼 미국 은행권의 사업 여건이 변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비트코인 급등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예측되는 반감기 시점은 4월 19일 전후다. 반감기 이후에는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숫자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긍정적 수급 효과가 발생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또한 비트코인 시세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이슈로 평가됐다.
홍 연구원은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 관련 시각이 비관적에서 중립적으로 달라졌다"며 "암호화폐 산업 진흥을 막으려는 민주당 측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정책 행보가 돋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화당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도계 억만장자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가 트럼프에게 조언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트럼프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수용적인 자세를 보이는 만큼 대선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백현 기자 andrew.j@